‘비계 삼겹살 후폭풍’ 식겁한 제주도…흑돼지 관리 나선다

허호준 기자 2024. 5. 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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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인 1970년대 친척 집에서 제사를 하면 음식을 나눠주는 제주 고유의 풍습이 있었다.

최근 제주에서 있었던 '비계 삼겹살' 논란이 거세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비계 삼겹살' 이후 유사한 글들이 잇따랐다.

도는 다음달 관련 단체와 협의해 관광객과 도민 대상 제주산 돼지고기 소비 촉진행사 및 시식회 등을 열어 소비자 신뢰 회복에 노력하고, 일반돼지보다 지방이 많은 흑돼지 도체 등급 판정 기준 개선을 농식품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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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유통·판매 전 과정 계도·점검
제주산 돼지고기. 박미향 기자

기자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인 1970년대 친척 집에서 제사를 하면 음식을 나눠주는 제주 고유의 풍습이 있었다. 음식이라고 해봐야 매우 소박했다. 어른 손바닥만 한 스테인리스 쟁반이나 자기 쟁반에 돼지고기 1~2점, 제상에 올렸던 묵 1~2점, 부침개 1~2점이 전부다. 제주에서는 이를 ‘반’이라고 하고, ‘반을 나눈다’는 표현을 쓴다.

친척이 한 마을에 모여 살고 먹을 게 다양하지 않았던 시절이어서 20여명이 한꺼번에 제삿집에 오며 반을 나누는 것도 큰일이다. 어른이 받아든 반에는 돼지고기 한두 점이 더 얹어져 있었고, 그것을 아이들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오지 않은 친척 어른댁에는 반에다 밥그릇에 밥까지 싸서 보냈다.

그때 나온 얇게 썬 삶은 돼지고기는 어린 기자의 눈에 봐도 비계가 90% 이상은 되는 것도 있었다. 비계를 먹는 건지, 살코기를 먹는 건지 몰랐다. 어떤 이들은 비계가 어느 정도 있어야 좋다고 먹는 사람도 있고, 살코기만 찾는 이들도 있었다.

최근 제주에서 있었던 ‘비계 삼겹살’ 논란이 거세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비계 삼겹살’ 이후 유사한 글들이 잇따랐다. 제주도의 관광 이미지는 물론 ‘식문화’까지 거론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대응방안에 부심하던 제주도가 14일 제주산 돼지고기 ‘명성’을 되찾겠다며 대책을 내놓았다. 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돼지고기 품질관리 매뉴얼에 따라 원물 삼겹살 과지방 제거 요령, 소포장 삼겹살, 지방 제거 등의 내용을 포함해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도내 식당 및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배포하고, 생산·유통·판매 단계별로 표준을 지키도록 적극적인 계도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도는 생산단계에서 사육농가가 적정량의 비육돈 사료를 급여해 적절한 근육 성장과 지방 분포를 유도하도록 하고, 규격 체중 출하를 통해 균일한 고품질 축산물 생산에 노력하도록 하는 한편 유통단계에서는 육가공업체가 삼겹살 과지방 부위를 제거한 뒤 식당이나 소매점 등에 납품하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판매단계에서는 음식점과 정육점이 과지방 부위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지방을 제거한 뒤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민원이 제기되면 적극적으로 교환·환불하는 등 고객 응대에 노력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돼지고기는 도축할 때 도체중(머리와 내장 제거 부분) 및 등지방두께에 따라 1+, 1, 2등급 등 3개 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은 도체중이 83~93㎏으로 등 지방 두께는 17㎜ 이상 25㎜ 미만이라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1+ 등급 일반 돼지는 20.7% 정도였지만, 흑돼지는 11.1%에 불과했다.

도 관계자는 “흑돼지는 일반돼지보다 1등급 출현율이 낮기 때문에 유전적 특성 등을 반영한 등급 판정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는 다음달 관련 단체와 협의해 관광객과 도민 대상 제주산 돼지고기 소비 촉진행사 및 시식회 등을 열어 소비자 신뢰 회복에 노력하고, 일반돼지보다 지방이 많은 흑돼지 도체 등급 판정 기준 개선을 농식품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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