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 글로벌 시장서 빛난 한국적 콘셉트의 가치

홍혜민 2024. 5. 1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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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 신곡 '해야'서 한국 전통 요소 녹여낸 콘셉트로 호평
글로벌 시장서 입지 넓힌 K팝, 한국적 콘셉트로 K-문화 전파 효과까지
최근 신곡 '해야'로 컴백해 활동 중인 그룹 아이브. 아이브 공식 SNS

최근 컴백한 그룹 아이브(IVE)를 향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데뷔 이후 연타석 히트를 이어온 만큼 이번 컴백에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아이브는 이전까지 보여준 모습과는 사뭇 다른 콘셉트와 음악으로 변주에 나서며 차별화 전략에 성공했다.

아이브 이번 컴백에서 택한 차별화 포인트는 '한국적 요소'를 녹여낸 콘셉트였다. 신곡 '해야'는 구전설화 '사람을 사랑한 호랑이'를 재구성한 창작설화 '해를 사랑한 호랑이'를 주제로 탄생한 곡이다. 설화라는 한국적 요소를 뿌리로 탄생한 곡인 만큼, 콘셉트와 퍼포먼스에서도 한국 고유의 멋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브의 신곡 '해야' 뮤직비디오에는 다양한 한국적 요소들이 녹아있다. '해야' 뮤직비디오 캡처

'해야' 뮤직비디오에서 아이브는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과 노리개, 댕기, 부채, 곰방대, 족자 등 한국적 멋이 묻어나는 전통 소품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한국풍 콘셉트'를 강조했다. 민화를 연상케 하는 세트와 뮤직비디오 중간중간 등장하는 호랑이, 쥐불놀이와 강강술래 등 한국의 전통 민속놀이를 표현한 퍼포먼스와 연출도 인상적이다. 곡의 콘셉트에 걸맞게 노래 역시 영어 가사보다 한국어 가사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K팝에 접목시킨 아이브의 도전은 유의미한 성과를 낳았다. 발매 직후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해야'는 현재 주요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으며, 각종 해외 음악 차트에서도 호성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해야'의 뮤직비디오 역시 공개 19시간 만에 조회 수 1,000만 뷰를 돌파한 뒤 현재 3,076만 뷰를 기록 중이다.

한국적 아름다움을 세련된 무드로 재해석한 '해야'를 향한 국내외 음악 팬들의 호평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당수의 해외 팬들이 한국적 요소들로 채운 '해야'가 전한 이국적인 신선함과 아름다움에 주목하며 '해야'는 글로벌 흥행에도 청신호를 켰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도 과거 활동에서 한국적 콘셉트를 곳곳에 녹여낸 바 있다. '아이돌' '하우 유 라이크 댓' 뮤직비디오 캡처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 중인 K팝 가수가 한국적 콘셉트를 차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발매한 '아이돌(IDOL)'은 퍼포먼스와 곡, 뮤직비디오 등 콘셉트 전반에 국악, 한복, 기와, 부채춤, 사자춤 등 다양한 한국적 요소들을 녹여내며 글로벌 시장에 '한국의 미'를 각인시켰다. 또 블랙핑크는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활동 당시 한복을 재해석한 의상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4세대 아이돌 중에는 스트레이 키즈와 에이티즈가 한국적 콘셉트를 적재적소에 녹여낸 곡과 퍼포먼스로 해외 시장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대표적인 그룹이다. 특히 에이티즈는 지난달 참석한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한국적 요소로 가득 채운 무대를 선보이며 현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이게 바로 멋인 기라"라는 인상적인 사투리와 함께 '멋' 무대를 펼친 에이티즈는 꽹과리·북·장구·태평소 등 전통 악기 사운드와 함께 대규모 사자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신선한 충격을 전했다.

최근 K팝 가수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춘 곡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국적 요소를 접목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K팝 가수들의 행보가 갖는 의미는 크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이 경쟁력과 영속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K팝만이'가진 매력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적 요소'와의 결합이 이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를 통해 K팝 외에도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가수의 입장에서도 한국적 요소와의 접목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해외 시장에 'K팝 가수'로의 정체성을 각인시킬 수 있는 동시에 해외 팬들에게는 새롭고 신비로운 매력을 어필하며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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