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꿈꾸며 '원영적 사고'에 빠진 사람들 [HI★초점]

정한별 2024. 5. 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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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통해 빠르게 확산된 원영적 사고
장원영의 사고방식,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장원영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인 원영적 사고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원영적 사고가 새로운 밈(meme)이 됐다. 원영적 사고는 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나쁜 일, 혹은 그저 그런 일이 있어도 장원영처럼 스스로를 운이 좋다고 여기며 긍정 에너지를 나누는 네티즌들이 많아진 상황이다.

이 새로운 밈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한 네티즌은 게시물을 통해 긍정적 사고가 "물이 반이나 남았네?", 부정적 사고가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의 형태로 나타난다면 원영적 사고로는 "내가 연습 끝나고 딱 물을 먹으려고 했는데 글쎄 물이 딱 반 정도 남은 거야! 다 먹기엔 너무 많고 덜 먹기엔 너무 적고 그래서 딱 반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럭키비키잖아"라는 방식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원영적 사고에 빠진 사람들

방송인 유병재는 개인 SNS에 원영적 사고를 활용한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늘 너무 무난하게 입고 나와서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코끝이랑 입 밑에 여드름 포인트가 두 개나 생긴 거야! 완전 럭키비키잖아"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와 함께 여드름이 난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비키는 장원영의 영어 이름이다. 장원영은 팬들과 소통하면서 '럭키비키'라는 말을 사용해 왔는데 원영적 사고가 퍼지면서 이 표현까지 함께 유행하게 됐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역시 원영적 사고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럭키비키는 저도 이번에 배우게 된 말인데 정말 좋은 사고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장원영씨가 그래서 더욱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원영적 사고, 저도 앞으로 잘 써먹어 보겠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많은 이들이 원영적 사고에 관심을 드러냈다. 유명 브랜드에서는 원영적 사고를 차용해 홍보를 진행했다. 영화 '가필드 더 무비' 측은 가필드의 한국어 더빙판 목소리를 맡은 이장우에 대해 "홍보에 진심인 장우적 사고를 선보인다"고 말하며 무대인사 등의 일정을 소개했다.


원영적 사고, 왜 화제 모았을까

장원영은 중학생 시절 엠넷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 48'로 큰 사랑을 받으며 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원영은 대표적인 4세대 인기 아이돌로 꼽히곤 한다. 그러나 장원영이 늘 꽃길만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중학생 시절 엠넷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 48'로 큰 사랑을 받으며 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했다. 장원영은 어린 나이부터 화려한 조명과 날 선 악플들을 모두 받아야 했다. 커다란 딸기를 양손으로 잡고 먹었다는 이유로 네티즌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장원영은 대중 앞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브이로그에서 빵집을 찾은 그는 빵이 품절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기자 "앞 사람이 제가 사려던 빵을 다 사 가서 너무 러키하게 갓 나온 빵을 받아보게 됐다.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역경을 이겨냈지만 그럼에도 주변에 긍정 에너지를 전하는 장원영의 모습은 많은 네티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아이돌 활동이 쉽지 않다. 감정 노동도 해야 하고 할 일이 정말 많은데 그런 것들을 꿋꿋하게 잘 해나가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모습이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원영적 사고는 자기 암시적인 놀이다. '갓생(열심히 살아가는 것)'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나. 소소한 부분에서도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긍정 에너지를 갖고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는데 원영적 사고가 사용되면서 놀이 문화로 자리 잡게 된 듯하다"고 전했다.

장원영이 실제로 갓생을 살아가고 있는 만큼 파급력은 더욱 컸다. 그가 가지고 있는 화제성은 원영적 사고의 인기에 열기를 더했다. 장원영은 최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직접 원영적 사고를 활용해 "목요일이 따분하던 참이었는데 '엠카운트다운' 덕분에 하루만 버티면 주말이 온다. 완전 럭키비키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원영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취업난, 고물가 등 다양한 문제와 마주한 청년들에게 온기를 전하는 중이다. 원영적 사고가 앞으로 네티즌에게 전할 밝은 에너지에도 기대가 모인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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