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 물갈이' 7초 침묵으로 말한 이원석…'중도 사퇴' 대신 '원칙 수사'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참모진에 대한 전격적인 '물갈이 인사'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 대신 '침묵'으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특히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 의지에 변함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 총장이 '중도 사퇴'할 것인지, '용산'(대통령실)과의 전면전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검찰 인사 직접적 언급 대신 '침묵'했지만 불편한 속내 드러내
이 총장은 14일 오전 9시 4분쯤 대검찰청 출근길에 굳은 표정으로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전날 실시된 '물갈이 인사'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 총장은 먼저 '검찰 인사에 총장의 의사도 반영됐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숨을 고르듯 잠시간 침묵을 유지한 뒤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직접적인 언급 대신 침묵으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날 법무부는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9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오는 16일자로 단행했다. 대검 부장(검사장) 6명이 새롭게 보임되면서 임명직 대검 간부 중 유임된 것은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는 양석조 반부패부장(29기)이 유일하다.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 이동한 전무곤 성남지청장(31기)도 '친윤'으로 분류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김창진 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부산고검장과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각각 임명됐다는 데 이목이 집중됐다.
승진 모양새를 갖췄지만 대통령실과 송 지검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김 여사 수사 방침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다는 뒷말이 무성했던 만큼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원칙대로 수사' 강조, 이원석 총장 '결단' 내리나
전날 단행된 검찰 인사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이 총장의 의중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더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모진이 대거 바뀌는 상황에서 이 총장이 지방 순시에 나선 것은 '인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일종의 시위라는 해석이다.
이 총장은 지난 2일 송 지검장으로부터 주례 정기 보고를 받은 뒤 김 여사 사건과 관련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더구나 전날 오전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에 대한 첫 검찰 조사도 이뤄졌다. 이번 인사가 수사팀의 힘을 빼는 차원에서 단행됐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 전주지검장(30기)이 임명된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대변인을 지낸 뒤로 '친윤'으로 분류되어 왔다.
대통령실과의 갈등설에 대해 이 총장은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인사 시점이나 규모를 예상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인사에 대해서 제가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만 답변했다. 후속 인사 역시 "제가 알 수 없는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총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만 답변하며 "인사는 인사고 수사는 수사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 여사 의혹 수사 방침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저는 우리 검사들과 수사팀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동시에 수사팀에게도 '외압'에 휘둘리지 말고 수사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임기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는 검찰총장으로서, 공직자로서 제게 주어진 소임과 직분, 소명을 다할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며 원칙적인 입장만을 표명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공직자로서, 검찰총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임기를 4개월 정도 남긴 시점이어서 중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며 "용산과의 관계가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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