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삼겹살’ 논란에 놀란 제주도…행정지도 강화·흑돼지 등급판정기준 개선

박미라 기자 2024. 5. 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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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얼 배포…유통·판매과정서 비계제거 지도
백돼지와 같은 기간 사육때 흑돼지 비계 더 생겨
흑돼지에 맞춘 도체기준 개선 농식품부에 건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비계 삼겹살. 보배드림

제주의 한 식당에서 판매한 ‘비계 삼겹살’ 논란이 계속되자 제주도가 제주산 돼지고기 품질관리 강화에 나섰다. 특히 백돼지에 비해 비계가 많을 수 있는 흑돼지 등급 판정 기준 개선에도 나선다.

제주도는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산 돼지고기의 품질강화를 위해 매뉴얼을 지역 업체에 배포하고, 행정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비계 삼겹살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주 포장관리업체 150여곳과 식육판매점 430여곳, 돼지고기 인증점 130여곳을 대상으로 삼겹살 품질 관리 매뉴얼을 배포했다.

이 매뉴얼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작한 것으로, 삼겹살의 원물부터 소포장까지 비계 제거 요령 등이 담겼다.

제주도는 유통 첫 단계인 육가공업체에서부터 삼겹살 과지방 부위를 잘라낸 후 식당이나 소매점에 납품하도록 계도한다. 소비자에게 실제 판매하는 음식점과 정육점 역시 과지방 부위를 꼼꼼하게 확인해 판매하고, 민원 제기 때에는 적극적으로 교환 또는 환불하도록 행정지도한다.

제주도는 또 다음달 중 관광객과 도민을 대상으로 제주산 돼지고기 소비 촉진 행사와 시식회 등을 연다.

사육 과정에서부터 지방을 줄이기 위한 품질 관리에도 나선다.

제주도는 일반 백돼지와 같은 기간 사육했을 때 지방이 더 많이 생기는 흑돼지의 도체 등급을 조정하는 안을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한다.

현재 돼지를 출하하는 기준은 백돼지에 맞춰져 있어 흑돼지를 백돼지만큼 키워 출하하는 과정에서 과지방이 생길 수 있다. 흑돼지는 백돼지에 비해 덩치가 작고 성장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돼지는 도체중(머리와 내장 등을 뺀 무게)과 등지방 두께에 따라 1+ 등급, 1등급, 2등급으로 나뉜다. 1+ 등급을 받으려면 180일 정도 키워 도체중이 83~93㎏이 되어야 한다. 반면 흑돼지는 같은 기간 키웠을 때 70~75㎏ 정도로 작다. 흑돼지가 백돼지 체중이 되려면 10~50일 이상 더 키워야 하고, 이 과정에서 비계가 더 생긴다는 것이 제주도의 설명이다.

관광업체 1130여곳이 회원으로 있는 제주도관광협회도 ‘비계 삼겹살’ 논란 이후 자체적으로 업종별 가격의 적정성 여부 등을 실태조사한다. 또 관광객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다중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종사원 친절과 민원 응대 교육을 강화한다. 관광불편 신고와 접수 채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관광민원이 접수되면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의 돼지고기 판매 음식점에서 비계가 많이 포함된 삼겹살을 판매했다는 글이 올라와 공분을 샀다.

강재섭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제주산 돼지고기의 품질과 안전성 강화에 힘써 누구나 다시 찾는 대표 먹거리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면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흑돼지 등급 판정 제도를 마련하도록 제도 개선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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