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기름+유통기한 택갈이…"맥도날드가 또?" 들끓는 중국
되풀이되는 위생 논란에 1Q 매출 주요시장 중 유일 감소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이자 중국 내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도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 중인 맥도날드 일부 매장에서 유통기한을 속여 판매한 정황이 또 적발됐다. 중국맥도날드는 재빨리 사과했지만 거듭되는 위생 문제에 현지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하는 분위기다.
14일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신징보(베이징뉴스)는 최근 정저우 지역의 맥도날드 우수농업연합회점, 광저우 지역의 맥도날드 지난대 구내식당점 등 두 곳의 맥도날드 위생상태를 긴급 점검했다.
이들은 정저우농업연합회점에서 직원들이 3월 6일까지인 빵봉지 유통기한을 3월 14일까지로 바꿔적은 사실, 유통기한이 3월 10일까지인 닭다리구이 유통기한 라벨을 11일로 바꿔적은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제품들은 버젓이 조작된 유통기한에 맞춰 판매됐다. 지난대 구내식당점에서도 직원들은 닭다리구이 등 냉동 튀김제품 재료의 유통기한을 하루씩 늘려 고쳐 적었고, 조작 기한에 따라 판매했다.
문제는 유통기한 조작뿐이 아니었다. 규정상 20분 이내 판매되지 않으면 폐기해야 하는 닭다리 튀김은 몇 시간이 지나서까지 팔려나갔다. 지난대 구내식당점에서는 너무 오래 방치돼 포장지에 소스와 수분이 새나온 햄버거를 얼른 재포장해서 판매한 사실도 확인됐다.
두 지점에서 모두 규정을 어긴 원가절감 사실도 확인됐다. 더블에그버거 제품에는 버거 4개당 계란 8개가 들어가도록 정해져 있지만 관행적으로 7개만 사용했고, 맥치킨버거 소스는 규정의 절반 정도만 사용했다.
튀김기름의 상황은 중국인들을 가장 놀라게 했다. 극성성분 기준을 초과하고도 튀김기름을 재사용했을 뿐 아니라 확인된 튀김기름은 잉크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새까맣게 변색돼 있었다. 중국 위생당국은 이상의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맥도날드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중국맥도날드는 3월 말 기준으로 중국 전역에 60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28년까지 매장 수 1만개 달성 목표를 세웠다. 한국의 맥도날드 매장 수가 400여개임을 감안하면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이 상황에서 또 터진 위생 논란에 중국인들의 충격은 상당하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2년엔 중국 관영 CCTV로부터 베이징 최고 번화가인 산리툰 소재 지점의 유통기한 문제를 지적받았고 2021년엔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독성 제품 사용이 확인돼 논란을 빚었다. 2022년에는 난징 소재 지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류의 라벨을 조작하다가 곤욕을 치렀었다.
중국맥도날드는 곧바로 사과했다. 입장문을 통해 "해당 레스토랑으로 인해 끼친 영향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우리는 레스토랑 운영 기준의 이행과 실행을 더욱 강화하고 모든 레스토랑과 모든 직원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전달할 것을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론은 차갑다. 현지언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웨이보 페이지에는 해당 사안 보도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고, 한 독자는 "처벌의 억지력이 충분치 않고, 잘못에 대해 치르는 대가보다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에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도날드는 글로벌 기업들이 연이어 중국에서 철수하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지분을 늘리고 매장수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역발상 경영을 전개해 왔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7년 중국맥도날드 지분 80%를 칼라일그룹과 중국 중신은행에 매각했는데, 지난해 말 칼라일그룹 지분을 되사들여 중신은행(52%)에 이어 2대주주(48%) 지위를 확보했다. 중국 사업 확장에 올인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그러나 가뜩이나 로컬브랜드들의 추격이 매서운 상황에서 위생 논란이 지속된다. 여기에 중국인들의 반미 감정이 엮이며 상황이 다소 복잡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맥도날드는 1분기 미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영국과 독일 매출이 각각 2.7%씩 늘어난 가운데 글로벌 총 매출 5% 성장을 기록했지만, 중국과 일본이 묶인 동아시아 시장 매출은 0.2% 줄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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