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미분양 어쩌나···아파트 분양실적, 계획 대비 30%도 안돼
대구·경기 등 공사비 분쟁에 ‘차질’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계획 대비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꾸준히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청약 수요가 있는 지역이라도 시행사와 시공사의 공사비 분쟁으로 인해 분양 시기를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4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의 계획 대비 공급 실적(분양진도율·9일 기준)은 27.7%에 머물고 있다. 연초만 해도 33만5822가구가 분양을 할 예정이었는데, 이중 9만2954만 실제 분양이 이루어졌다. 계획 물량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지역별 분양 진도율의 차이도 크다. 광주광역시는 2만811가구 중 1만1889가구가 기분양되며 57.1%를 기록했다. 제주(49.4%), 전북(45.6%), 강원(44.1%)도 분양 진도율이 40%를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다.
반면 경기(26.3%)를 필두로 경남(22.7%), 충북(21.1%), 부산(16.9%), 서울(13.6%), 대구(12.7%), 세종(0%) 등은 분양 진도율이 낮았다. 지역 내 미분양 적체 현상이 장기화하는 등 공급과잉 우려가 있거나, 공사비 갈등으로 공급 시기 조율이 쉽지 않은 지역들이다.
미분양으로 인해 공급이 미뤄지는 지역으로는 대구와 경기가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 3월 기준 미분양이 각각 9814가구와 8340가구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올해 들어 1순위 청약경쟁률이 124.85대 1을 기록할 만큼 청약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원자잿값과 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후 분양가 책정을 놓고 시행·시공사 간 갈등이 불거진 정비 사업지가 늘면서 분양 실적이 저조해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냉각, 원자재 가격 인상, 미분양 적체 등 여러 요인이 고분양가, 지역별 청약 양극화, 아파트 분양(공급) 진도율 저조 문제를 낳고 있다”며 “가을 분양 성수기 전까지 청약 선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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