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천안서 과수화상병 올해 첫 발생…방역당국 총력 대응

박하늘 기자 2024. 5. 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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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 사과·충남 천안 배 농장서 1곳씩 확진
1~4월 고온다습 병원균 확산 유리한 환경
7월말까지 과수화상병 특별방제 기간 운영
“자가 예찰·신속 신고 당부”
이달 초 진행된 정기예찰 중 충남 천안의 배농장에서 확인된 과수화상병 의심 개체의 모습. 농진청

충북 충주 사과 과수원 1곳(0.4㏊)과 충남 천안 배 과수원 1곳(0.5㏊)에서 13일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촌진흥청은 14일 이같이 밝히고 각 도 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 등 관계기관과 농가가 협력해 긴급 방제작업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과수화상병은 우리나라에서 금지 병해충으로 지정된 세균병이다. 주로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되면 잎·꽃·가지· 줄기·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게 또는 검게 변하며 마르는 증상을 보인다. 

앞서 충주시농업기술센터와 천안시농업기술센터는 정기예찰 과정에서 관내 과수원에서 잎이 시들고 흑갈색으로 변하는 등 전형적인 과수화상병 증상을 발견했다. 두 기관은 발견 당일 곧바로 시료를 채취해 국립농업과학원에 정밀 진단을 의뢰했고, 13일 올해 첫번째 과수화상병 발생을 최종 확인했다.

농진청은 과수화상병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13~17일 발생지 주변 2㎞ 내 전 과수원을 대상으로 철저한 예방관찰을 벌일 예정이다. 충주 사과 발생농가 해당 반경 안엔 사과·배 농가 304곳이 포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천안 배 발생농가 반경 안엔 농가 3곳이 있다. 

과수화상병이 확인된 충북 충주의 사과농장에 출입을 제한하는 테이프가 설치된 모습. 농진청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에는 현재 외부인 출입이 차단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과수화상병 발생원인과 확산 경로, 추후 발생 가능성 등을 파악하는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관심은 평시 상황이며, 주의는 기존 발생지역에서 발생했을 때 내려진다.

농진청은 대책 상황실도 긴급 운영하고 16일 9개 도농업기술원과 대책 회의를 개최해 전국 사과·배 과수원·수출단지·묘목장 등을 대상으로 과수화상병 예찰·방제 상황을 점검한다. 

또한 과수화상병 확산에 대비해 현장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현장 진단실 신규 설치 ▲특별방제 기간 운영 ▲신규 발생지역 현지 대책본부 운영 ▲묘목 이력관리제 등을 추진한다. 

과수화상병 첫 발생과 동시에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충주농기센터 등 2개소에 현장 진단실을 설치·운영한다. 이들은 경기도·충주시를 포함해 인근 지역에서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이 신고되면 당일 현장 진단과 상황별 조처를 한다. 다른 지역에서도 과수화상병 발생이 확인되면 현장 진단실을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4월29일부터 7월31일까지 운영되는 ‘2024년 과수화상병 특별방제 기간’에 도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과수화상병 조기 발견과 확산 차단에 협력한다. 겨울철 궤양을 제거한 과수원 주변 등 발생 위험이 큰 지역을 집중적으로 예찰하고, 과수농가의 자가 예찰과 신고를 독려할 방침이다.

과수화상병 발생 이력이 없던 지역에서 신규로 병이 발생했을 때, 해당 지역 과수농가의 혼란을 줄이고 빠른 방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현지 대책본부를 운영한다. 농진청과 도농업기술원의 과수화상병 전문가를 파견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묘목을 매개로 한 원거리 감염 위험에 대비해 국립종자원과 전국 묘목장 예찰을 강화한다. 개정된 '종자산업법'에 따라 과수 묘목 생산·판매 이력을 관리함으로써 건전한 묘목의 생산·유통을 유도할 계획이다.

채의석 농진청 재해대응과장은 “그간 기상을 분석한 결과, 올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농진청은 정밀예찰로 신속한 방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사과·배 재배 농가에선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농업기술센터나 대표 신고 전화로 연락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4월20일까지 평균기온은 6.2℃로 평년보다 2℃ 높았고, 같은 기간 총강수량은 279.2㎜로 평년 대비 91.5㎜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과수화상병이 발생하기 쉬운 여건이다. 특히 과수화상병 발생이 많았던 2020년 기상 조건(평균기온 6.0℃, 강수량 225.8㎜)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당시 전체 744농가(394.4㏊)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올해 과수화상병 발생에 대비해 ▲사전 예방 조기 추진 ▲발생 우려 지역 전담 관리 ▲지역별 위험도평가 등 사전 예방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농진청은 2023년에는 겨울철과 개화기(전년 12월 말부터∼4월)에 궤양과 의심주 제거, 개화 전과 개화기 약제 방제 등 사전 예방 활동을 진행했다. 올해는 전년 보다 1개월 앞서 2023년11월말부터 과수 생육 전 예방 활동을 추진했다.

특히 지난해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경북 안동·봉화, 전북 무주, 강원 양구는 발생 증가가 우려됨에 따라 농진청과 검역본부가 전담 관리하고 있다. 국립종자원은 전국 묘목장의 과수화상병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감염된 묘목의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전국 156개 시군의 과수화상병 발생 위험도를 평가, 분류해 지역별 맞춤형 방제로 예방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과수화상병 진단 권한을 확대하고, 공적 방제 범위 조정하는 등 예찰·방제사업 지침도 개정해 추진 중이다. 그간 과수화상병 진단·확진 판정은 농진청 식물방제관의 고유 권한이었으나 더욱 빠른 진단과 현장 대응을 위해 도 농업기술원 식물방제관에도 해당 권한을 부여했다.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의 감염 나무 비율이 전체 나무의 5∼10% 미만(기존 5% 미만)이라면 ‘전체 폐원’ ‘부분 폐원’ ‘감염주 제거’ 중에서 식물방제관이 판단해 조치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이를 통해 이전보다 유연한 대응으로 과수산업을 보호하고 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농진청은 과수화상병 발생 예측 프로그램(K-Maryblyt)을 개발해 실시간으로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와 미생물제 등 다양한 방제약제를 선발해 현장에 적용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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