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모판막 폐쇄부전, 당뇨약 '글리플로진' 병행 요법 효과

권대익 2024. 5. 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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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거나 다른 이유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산소·영양분이 온몸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게 한다.

김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을 1년간 처방해 치료한 결과, 당뇨병 유무에 상관없이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인한 혈액 역류량이 위약(플라시보) 대조군보다 33% 감소하고 심부전 증상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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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표준 약물+당뇨약 병행 요법으로 심장 혈액 역류 크게 개선
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거나 다른 이유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산소·영양분이 온몸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게 한다. 이럴 때 심부전(心不全·heart failure)이 발생한다.

심부전이 지속되면 심장이 비대해지면서 심장 내 승모판막(僧帽瓣膜·mitral valve)이 잘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승모판 폐쇄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호흡곤란을 일으켜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기에 제때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심부전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로는 이러한 판막 질환 합병증을 호전시키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런데 국내 연구팀이 기존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을 심부전에 의한 승모판 폐쇄부전 치료에 적용한 결과, 심부전 증상과 승모판 폐쇄부전이 모두 크게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김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을 1년간 처방해 치료한 결과, 당뇨병 유무에 상관없이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인한 혈액 역류량이 위약(플라시보) 대조군보다 33% 감소하고 심부전 증상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심장 기능 이상으로 심부전이 발생하면 기존에 공급하던 혈액량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혈액이 나가는 길목에 있는 4개의 판막(valve)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데, 특히 승모판에 문제가 발생(승모판 폐쇄부전)해 혈액이 역류하게 된다.

심부전의 표준 치료법은 약물 치료다. 이때 승모판 합병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제대로 닫히지 않고 벌어진 승모판 사이를 클립으로 집어 혈액 역류를 줄이는 시술(경피적 승모판막 성형술·Transcatheter Edge-to-Edge Repair·TEER)이 시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증 심부전이라면 시술 후에도 예후(치료 경과)가 좋지 않아 3명 중 2명이 5년 이내에 재입원하거나 사망하기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강덕현 교수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 114명을 무작위 배정한 뒤, 표준 약물 치료에 더해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 계열 약물을 복용한 집단 58명과 표준 약물 치료에 더해 위약을 복용한 집단 56명으로 나누어 1년 뒤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우선 승모판 혈액 역류량이 글리플로진 집단에서 −9.1±10.2mL로 위약 집단의 2.1±15.6mL보다 유의하게 줄었다.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위약 집단에 비해 글리플로진 집단에서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인한 혈액 역류량이 3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부전 중증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NYHA(New York Heart Association) 단계가 개선된 비율을 분석한 결과, 글리플로진 집단의 44.8%에서 심부전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위약 집단은 14.3%에서만 심부전 증상이 호전됐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사망 등 중대 사건은 글리플로진 집단의 2%에서 발생해 위약 집단의 9%보다 드물게 발생했다. 이 밖에 심장 좌심실 기능을 확인하는 스트레인 수치 개선 및 좌심방 확장 감소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덕현 교수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 계열 약물로 치료한 환자에게서 승모판 폐쇄부전이 개선됨에 따라 심부전 증상도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심부전 환자의 약물 치료 지침을 최적화해 예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 국제 권위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IF 37.8)’에 최근 실렸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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