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괴뢰한국에 7:0 타승”…태극마크 모자이크 처리

김명진 기자 2024. 5. 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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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13일 AFC U-17 여자 아시안컵 북한과 남한의 경기 소식을 보도하면서 한국 유니폼에 있는 태극 마크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연합뉴스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17세 이하) 여자 아시안컵에서 북한 대표팀이 지난 6일 한국을 7대 0으로 크게 이긴 가운데, 북한 매체가 이 소식을 일주일 뒤 전하면서 한국팀을 가리켜 ‘괴뢰한국팀’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 17살 미만 여자아시아컵경기대회가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1조에 속한 우리나라 팀은 지난 6일 첫 경기에서 괴뢰한국팀을 7:0으로 타승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우리 선수들은 9일 필리핀팀을 6:0으로, 12일 인도네시아팀을 9:0으로 물리쳤다”며 “우리나라 팀은 조에서 1위의 성적으로 준결승 경기에 진출하게 되였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는 같은 날 오후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경기 사진을 화면에 띄웠는데, 이때 한국 선수 유니폼의 소매에 달린 태극기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조선중앙TV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중계할 때도 태극기를 모자이크 처리했었다.

북한은 지난 3월 13일 20세 이하(U-20) 여자축구 아시안컵 준결승전 남북대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은 경기 바로 다음 날 전했다. 이번에는 조별리그를 마친 뒤 종합적인 경기 결과를 반영해 보도하기 위해 시차를 둔 것으로 보인다.

3월 13일 경기는 나흘 뒤인 3월 17일 조선중앙TV에 녹화 중계됐다. 이때는 남측을 ‘한국’이라고 표기했다. 해설자는 한국을 언급하지 않은 채 “상대 팀”으로만 불렀다. 카메라에 잡힌 태극기나 유니폼의 태극마크는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뒀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을 지칭할 때 남과 북이 한민족이라는 뜻을 내포한 ‘남조선’이 아니라 ‘괴뢰’로 표기해왔고, 올해 2월을 기점으로 ‘괴뢰한국’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한국을 한민족, 또는 통일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국가로 보겠다는 북한의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전쟁중에 있는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고, 올해 초에는 북한 주민들에게 “’삼천리금수강산’ ‘8000만 겨레’ 등 남북을 동족으로 오도하는 낱말들을 사용하지 말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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