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대생 가방’으로 히트 친 ‘스탠드오일’ 조윤정 마케팅 팀장

최은초롱 기자 2024. 5. 14. 09: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렌디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 유니크한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스탠드오일. 그 성공 과정과 비결을 조윤정 마케팅 팀장에게 들었다.

명품 가방만 고집하던 시절은 지났다. 최근에는 활용도 좋고 트렌디한 감성을 잘 담아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대세다. 옷 잘 입기로 소문난 SNS 셀럽들의 OOTD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최근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가 마니아층이라는 것. 덕분에 온라인상에서의 인지도가 확고하다. 그 중심에 스탠드오일이 있다.

스탠드오일은 주식회사 코자가 2018년에 론칭한 온라인 기반의 핸드백 디자이너 브랜드다. 현재는 서울 성수동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스탠드오일은 '일상에서 늘 함께할 수 있는 데일리 백’을 키워드로 라이프스타일에 즐거움과 영감을 줄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인다. 론칭 초기에는 디자이너 4명을 중심으로 브랜드 프로젝트팀을 결성해 제품 디자인, 세일즈, 마케팅 등 전체적인 업무를 주도했다.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버터백, 오블롱백 등의 시그니처 제품이 출시되면서 해당 백이 '대학생 전공 가방’ '직장인 노트북 가방’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급기야 브랜드 론칭 4년 만인 2022년 매출 200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 브랜드로는 흔치 않게 많은 인기를 얻은 비결이 뭘까요.
스탠드오일의 매력 포인트는 크게 3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어요. 일단 가격이 10만 원 내외로 합리적이죠. 하지만 내부 검수 팀, 외부 검수 프로세스 조직을 거쳐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판매하기 때문에 확실한 퀄리티를 보증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연 4회 시즌 신제품 드롭 플레이예요. 보통 기성 브랜드들은 베스트셀러 제품 한두 가지만, 스타일을 살짝 변형해 새 시즌 상품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아요. 당연히 가방은 의류에 비해 재구매율이 낮을 수밖에 없죠. 저희는 고객들에게 신제품을 기다리는 즐거움을 안겨드리고 싶었어요. 매장을 재방문하면 2차 구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죠. 마지막 포인트는 스토리가 담긴 시즌 캠페인이에요. 제품만 소구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에 맞춰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을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인지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거죠.

시즌별 신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가장 고려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브랜드 모토 자체가 데일리 백이다 보니 디자인 전 단계부터 브랜드 메인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그들의 일상에서 소구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투영하려고 해요.

주요 고객층은 어떻게 되나요.
20대가 가장 많아요. 그중에서 여성 고객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죠. 30대 초반 여성 비중도 무시할 수 없고요. 대학생, 직장인 데일리 백 추천에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스탠드오일이랍니다(웃음). 시즌마다 선보이는 캠페인과 제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고 공유하는 고객분들이 브랜드 팬덤의 중심을 함께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은 무엇인가요.
오블롱백이요. 다양한 착장에 어울리고 노트북을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가벼운 가방을 만들자는 취지로 디자인했어요. 몇 년간 매일 들고 다니다 보니 많이 낡았다며 최근 재구매하는 고객이 늘었죠.

믿고 보는 팝업 스토어 맛집

2024년 봄 시즌 콘셉트를 담은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팝업 스토어를 자주 진행하는 이유는 뭘까요.
팝업 스토어는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의 놀이터 같은 공간이에요. SNS에 올릴 인증 샷도 찍고, 이벤트 참여도 하고, 온라인으로만 보던 제품을 착용해보거나 만져도 보죠. 직접 구매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기회가 닿으면 자주 오프라인에서 많은 소비자를 만나려고 해요. 따로 주기가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적절한 공간이 있다고 하면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곳인지 내부에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진행해요. 팝업 스토어와는 조금 다르지만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매 시즌 컬렉션 콘셉트에 맞춰서 기본적으로 연 4회는 공간 디자인을 변경하고 있어요.
2024년 4월 태국 방콕 시암 센터에서 3주 동안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기획하는 공간마다 핫플이 되는데, 그 과정이 궁금해요.
제일 먼저 시즌의 큰 테마를 설정해요. 그리고 그 테마를 룩북이나 콘텐츠, 공간 마케팅 등 여러 갈래로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죠. 오프라인 매장도 그중 하나예요. 플래그십 스토어나 팝업 스토어에서 오프라인 경험을 통해 시즌 동안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들을 녹여낼 방법을 생각해요. 일상에서 가깝게 접하는 것들을 어떻게 하면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죠.
스탠드오일의 베스트셀러 아이템인 ‘오블롱백’.
기억에 남는 공간이 있다면요.
최근에 작업한 공간을 말씀드릴게요. 2024년 봄 시즌 캐치프레이즈는 '해피 모먼트’예요. 사람들이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그리고 행복한 순간을 담을 수 있는 유형의 물건들을 포착하다 보니 카메라, 영상 이런 미디어와 관련된 요소들이 나왔어요. 그중에서 사진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플래그십 스토어가 스탠드오일을 담고 있는 큰 포토 부스, 사진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획을 시작했어요. 성수동에 가면 꼭 방문해보세요. 굿즈 쇼핑도 즐기고 1층 포토 부스에서 사진도 찍으세요. 사진 잘 나오는 포토 존도 많아요.

SNS 마케팅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인데요.
MD 팀, 비주얼 팀, 마케팅 팀이 함께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보통은 마케팅 팀에서 다 핸들링하는데 말이죠. MD 팀의 세일즈 플래닝에 맞춰 비주얼 팀은 전반적인 톤 앤드 매너와 콘텐츠 기획, 제작을 진행하고 마케팅 팀은 고객들과 소통하는 방식과 메세지, 데이터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거죠. 이렇게 세 팀이 유기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브랜드 콘셉트 전달도 잘되고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해져서 타 브랜드에 비해 SNS 계정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해외 시장 진출, 매출 500억 달성 목표

오블롱백의 가장 작은 사이즈 버전인 티니를 착용한 뉴진스 다니엘(좌), 오블롱백 크림 컬러가 잘 어울리는 패셔니스타 차정원(우).
론칭 4년 만에 매출 200억(2022년 기준) 원을 돌파했는데요.
2021년 100억 원에서 2022년 200억 원으로 매출이 2배 이상 상승했어요. 자사 몰, 무신사 등 온라인 유통을 기반으로 매출을 올렸고,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및 해외 판매 채널에 대한 준비를 해왔죠. 더현대서울과 성수동에서 굵직한 팝업 스토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상권 및 고객에 대한 분석을 마치고, 2023년에는 스탠드오일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오프라인 확장 작업을 진행했어요. 동시에 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에 대한 세일즈 테스트 및 초기 기반 작업도 시작했고요. 오프라인 매출 성장과 함께 해외 매출이 늘면서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어요. 올해는 매출 5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 진출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2024년 4월에 태국 방콕 시암 센터에서 3주 동안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어요. 오픈 3일 만에 목표 매출을 돌파했죠. 현재도 태국 시장에서 브랜드의 가능성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어요. 2024년 6월에는 도쿄 시부야의 파르코 백화점에서 단독 팝업 스토어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올 하반기에는 대만 편집 숍 및 백화점 팝업 스토어 등을 오픈할 예정이에요. 국내외 브랜드 및 아티스트들과 컬래버 작업도 기획 중이고요.

브랜드 확장과 무관하게 변함없이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뭘까요.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왜 이런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지, 왜 만들게 됐는지 그런 배경이 중요한 거죠. 그리고 그 결과물로 나온 스토리가 소비자들에게 메시지로 잘 전달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생기고 결국 소비자들과 좋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가방에 이어 신발 라인도 론칭했는데, 소개 부탁드려요.
4월 11일 메리제인 슈즈 2종을 출시했어요. 그동안 슈즈에 대한 니즈도 많았거든요. 저희 가방을 착용했을 때 스타일링하기 쉬운 2가지 디자인부터 먼저 시작해봤어요. 이번 여름 시즌부터는 캡슐 컬렉션도 기획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캡슐 컬렉션이라면 스탠드오일만의 브랜드 컬러를 강렬하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저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웃음).

#스탠드오일 #여대생가방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사진제공 스탠드오일

최은초롱 기자 chorong@donga.com

Copyright © 여성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