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한일중 정상회의 협력"에 中 "하나의 중국, 대만문제 적절히 처리"

이재호 기자 2024. 5. 14. 07: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한한령' 및 탈북민 북송 등 민감한 문제들도 거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양측은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자고 밝혔는데, 중국 측은 '하나의 중국' 및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적절한 입장을 요구했다.

13일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베이징에서 열린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된 이번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약 4시간에 걸쳐 엄중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은 물론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정세에 관해 긴밀히 협의"했다며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양 장관은 조만간 한국에서 개최될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속 협력해나가기로 하였다"며 정상회의 개최 및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 역시 이날 게재한 보도자료를 통해 "중일한 협력과 한반도 정세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외교부는 왕이 부장이 "한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대만 문제를 적절하고 신중하게 처리하면서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를 바란다"며 "한국과 중국의 근본적인 이해충돌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문제를 비롯해 중국의 이른바 '핵심 이익'에 대한 한국 측의 존중을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오는 20일 열릴 대만 총통 취임식에 예년과 달리 한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등 정부가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일 경우 한중관계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최근 중한 관계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은 상호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도 원하지 않는다"며 "한국측이 양국 수교의 초심과 선린우호의 방향을 견지하며, 호혜합작의 목표를 확고히 하고, 간섭을 배제하며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함께 추진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조 장관은)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하여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면서 "양측은 지난 30여 년의 경제협력이 서로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 된만큼 앞으로도 협력의 여지가 크다는 점에 공감하고,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 경제협력을 지속강화하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해나가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조 장관은 고위급을 포함하여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소통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왕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다며 "왕 부장은 조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고위급 교류가 더욱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화답하였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류 및 탈북자 문제 등도 제기했다. 외교부는 "조 장관은 문화컨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양국 젊은 세대 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2017년 한국의 사드 도입 이후 한국의 대중 문화 콘텐츠 유통을 막고 있는 이른바 '한한령(限韩令)'의 철폐를 요구하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다.

이어 외교부는 "조 장관은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 측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였다"고 전했다. 왕이 부장은 이에 대해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였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외교부는 "조 장관은 북한이 통일을 부정하고 남북을 적대적 관계로 규정지으며, 위협적 언사와 각종 도발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편 러시아와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며 "한반도 평화‧안정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였다"고 덧붙였다.

▲ 13일 조태열(왼쪽) 외교부 장관이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만나 회담을 가졌다. ⓒ외교부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