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뛰게 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고아라 2024. 5.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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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세 '어반사이드' 대표

좋은 장비는 마음을 움직인다. 가슴 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모험심을 자극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어반사이드의 이야기.

〈어반사이드〉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브랜드 슬로건 〈GO WITHOUT LIMITS〉에서 알 수 있듯, 극한의 상황을 즐기는 탐험가들이 자신의 생명을 맡길 수 있을 만큼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테크니컬 한 장비를 만드는 아웃도어 브랜드입니다.

〈어반사이드〉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사실 저희의 첫 브랜드는 아닙니다. 2017년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미래형 식사 제품인 〈밀리밀〉을 출시했었어요. 1년 정도 사업을 이끌다 보니 배운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우리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시장이 원하는 걸 하자’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브랜드 마케팅 대행 사업을 하며 수요가 충분히 충족되지 않는 분야를 찾았고, 그렇게 뷰티 브랜드 〈마일드랩〉, 〈소본〉과 아웃도어 브랜드 〈어반사이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원래 아웃도어 분야에 관심이 많았나요?

지금 팀원 모두 사업 초반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데, 사업이 위태로웠던 시절 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러닝을 전문적으로 즐기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장비를 챙겨 근교로 나가 캠핑을 즐기는 친구도 있었죠. 틈틈이 등산을 하는 친구도 있었고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웃도어’라는 교집합이 있더라고요. 실제로 경험하고 즐기는 분야다 보니 자신감도 있었고요.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 면적의 70% 정도가 산지인 만큼 아웃도어를 즐기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깨달았죠.

론칭부터 지금까지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 같아요.

상대적이겠지만 운이 좋은 편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출시했던 제품이 오토캠핑 라인이었거든요. 차박 텐트나 타프, 화로대 등 주로 차박 캠핑을 서포트하는 제품을 만들었는데 코로나 붐과 시기가 겹쳤어요. 캠퍼들의 수요가 가장 커졌을 때 진입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하나의 비결을 꼽자면 제품마다 와우 포인트를 하나씩 넣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와우 포인트라는 게 고객에게 색다르면서도 동시에 원하던 기능이자 필요했던 부분이어야 합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중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서 뾰족하게 공략하는 것이 비결인 셈이죠. 다만 새로운 만족감을 준다는 것이 사실 긴 호흡이 필요한 일이라 쉽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 저희는 실제 제품을 다양하게 사용해 보고, 모험을 즐기는 국내 아웃도어인들과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와우 포인트가 될 만한 부분을 찾아 제품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제품이 있을까요?

최근 론칭한 에어텐트 ‘이지캐빈’이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점점 산업이 고도화되고 문화가 성숙됨에 따라 니즈가 다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캠핑 시장에서 모든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들이 생겨났고, 그중 하나가 에어텐트였어요. 폴대로 만드는 에어텐트에 익숙하고 그 방식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다 보니 ‘무게’에 대한 니즈가 충족되기 어려웠어요. 에어텐트라 하면 가족 단위의 캠퍼들이 아기를 보면서 빠르게 텐트를 칠 수 있어야 하는데, 보통 무게가 40kg 정도에요.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무게를 줄이면 다른 변수들을 건드리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딜레마죠. 기존의 장점들은 유지하면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구조공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했어요.

이지캐빈은 과감히 가운데 폴을 없앴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하중 분산 설계로 구조공학적인 안정성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7M 사이즈임에도 14kg밖에 되지 않아요. 두 개의 에어폴에 공기를 주입하기만 하면 되니 5분 만에 설치가 가능하고요. 약점 없는 육각형 텐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소재도 기존 에어텐트와 차별점이 있다고요.

구조공학적인 설계와 더불어 소재 역시 경량화를 위해 수많은 연구를 거쳤습니다. 보통 TC라는 소재가 많이 쓰이는데 저희는 폴리 소재를 적용했어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변수를 넣으면 다른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폴리 소재로 변경하면서 결로 등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변수를 해결하기 위해 이너텐트의 소재를 연구했죠. 훌륭한 통기성으로 결로를 방지하는 Easy-BreathTM 소재로 이너텐트를 만들어 폴리의 단점을 케어해주면서 경량성까지 챙길 수 있었어요.

그러면 가격이 상승하지 않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 180만 원을 웃도는 기존 이너텐트와 달리 이지캐빈은 80만 원 대에 출시됐어요. 값비싼 소재를 사용해 니즈를 충족시킨다기보단 구조적인 설계와 연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새로운 소재로 가격을 낮춘 제품이 있는 반면 최고급 원단을 사용한 제품도 있어요.

그게 바로 와우 포인트의 차이입니다. 제품마다 와우 포인트가 다른데, 고품질로 승부를 보는 제품도 있어요. 특히 에일러론 패딩은 앞서 소개한 제품들과 달리 고기능성 소재들로만 제작됐습니다. 다운 사이의 공기층을 풍부하게 형성해 높은 보온성을 선사하는 폴란드산 915 필파워 프리미엄 구스 다운, NASA에서 인증한 우주 항공 기술이 적용된 ‘세라믹 나노’로 몸에서 생성한 열을 흡수시켜 최적의 보온성을 제공하는 섬유, 가볍고 강도가 우수한 초경량 나일론 원단과 프리미엄 립스탑 원단 등을 사용했죠. 반면 침낭은 가성비로 승부를 보는 제품이에요. 저렴하지만 성능은 좋은 장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무게가 조금 나가더라도 가성비에 중점을 뒀습니다.

화보 속 거친 자연과 어우러진 디자인이 눈에 띄어요.

캠핑 장비는 크기가 크다 보니 색상에 앞서 모양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하는지 물으신다면 첫 번째는 ‘안전’입니다. 텐트만 해도 가족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쉘터잖아요. 구조적으로 안정적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지죠. 하지만 이 부분만 생각하고 제작하면 뻔한 디자인이 되기 쉬워요. 안정적인 구조 내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생각해 내기 위해 노력해요. 그다음이 목적에 맞는 원단입니다. 어떤 소재를 사용할지, 두께는 얼마나 잡을 건지, 어떤 감성을 담을 건지 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색상을 정하는데요. 텐트는 어떻게 보면 기능적인 부분을 뛰어넘어 자아표현적인 편의까지도 건드리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캠핑장에서 ‘나’만의 공간을 짓는 일인 만큼 스스로 만족스러워야 하니까요. 젊은 내부 디자이너분들의 의견과 소비자들의 반응을 적극 수용해 이 부분을 깊게 고민합니다. 사실 카키와 블랙은 가장 인기가 높아서 많이 사용하는 편이에요.(웃음)

영감은 어디에서 얻는지 궁금해요.

자연에 있는 생물체의 안정적인 구조에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최근 론칭한 다이노 라인이 대표적이에요. 케팔로사우루스의 두개골이라든가 스테고사우르스의 골판 등 뼈 구조에서 레퍼런스를 얻었습니다. 자연이 선물한 생명체에 누적되어 온 DNA의 결과값을 벤치마킹을 하는 거죠. 그 위에 컬러 역시 멋진 공룡의 느낌을 연출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해요. 단순히 예쁜 색감보다는 이렇게 콘셉트에 맞는 컬러를 사용하는 편입니다. 다이노 라인 외에도 침략자의 느낌이 물씬한 인베이더 텐트, 별 보기 창을 모티브로 한 스타체이서 텐트 등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아웃도어 시장에서 재미있는 시도를 발견하면 어반사이드 방식으로 재해석하기도 하고, 저희가 직접 제품을 만들어 사용해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웨건이 그렇게 탄생한 제품입니다. 제품 촬영 때 웨건을 끌고 가는데 아쉬운 점이 여럿 있었어요. 거친 자연에서 사용하기에 바퀴가 약하다든가 진흙이 묻으면 세척이 어렵다든가 많은 짐을 수용하기 어렵다든가 하는 점들이요. 어반사이드의 웨건은 풀 메시 소재를 적용해 새벽이슬이나 오염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또한 광폭 우레탄 SUV 타이어로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고, 테이블로 활용 가능한 상판으로 수납력과 활용성을 더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우선시 되는 영감은 고객들의 피드백입니다. 어떤 제품을 출시했을 때 ‘이런 부분이 보완되면 좋겠다’하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민합니다.

코로나 이후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바람이 불고 있어요. 어반사이드는 어떤가요?

저희 역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 같아요.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강화하고, A/S 시스템을 통해 고장이 나더라도 고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대응하고자 합니다. 점진적으로 친환경적인 소재나 업사이클링 원단을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적용된 제품도 있어요. 에일러론 다운재킷은 100% 리사이클 원단과 윤리적으로 생산된 구스다운을 통해 친환경 가치를 실현했고,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더 궁금해지네요. 더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일단 가장 사랑받고 있는 어반사이드의 제품들을 더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보 캠퍼들에게 접근이 쉬운 이지캐빈을 더욱 경량화하고 강화해 프로 급으로도 개편하는 거죠. 캠핑 장비 외에도 여러 아웃도어 제품은 만들고 싶어요. 어반사이드의 첫 패션 아이템인 에일러 론 다운재킷이 큰 인기를 끌면서 앞으로도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어패럴 라인을 출시하려고 합니다. 또한 하이킹과 백패킹을 위한 아이템도 준비하고 있어요. 5월에는 백패킹 텐트가 출시될 예정입니다.

최근 어반사이드 팝업 행사가 재밌었어요. 개인적으로 이런 이벤트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역시 팝업 행사에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행사 당시 아버지와 함께 방문한 아이가 저희 제품을 보고 “스테고사우루스다!”라고 외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모티브를 잘 녹여냈구나 하는 뿌듯함도 있었고요. 스테고사우루스와 케팔로사우루스에 이어 작은 크기의 초식 동물을 모티브로 한 텐트, 더 작은 사이즈의 육식 공룡을 모티브로 한 백패킹 텐트도 계획하고 있어 더욱 설렜습니다.

팝업 행사나 전시회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에요. 더불어 불특정 다수 캠퍼들에게 어반사이드를 노출시키는 행사들을 많이 해보려고 해요. 5월에 개최되는 고카프에는 제일 큰 부스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제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정면 승부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고아라 / kar@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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