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화도시 경쟁에 용두사미 되는 공약사업

유혜인 기자 2024. 5.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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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문화도시 만들기' 경쟁이 한창이다.

제2시립미술관이나 박물관, 공연장을 만드는가 하면 개인 예술가의 이름을 딴 문화시설도 만든다.

문제는 세심한 준비 없이 여기저기 문화시설을 늘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대전시는 지난 9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이종수 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결과에서 부적정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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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인 디지털뉴스3팀 기자

지방은 '문화도시 만들기' 경쟁이 한창이다. 제2시립미술관이나 박물관, 공연장을 만드는가 하면 개인 예술가의 이름을 딴 문화시설도 만든다. 21세기 문화가 국력인 시대에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려고 하다 보니 너도나도 문화도시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문제는 세심한 준비 없이 여기저기 문화시설을 늘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아는지 전액 시비로 이뤄지는 문화시설 건립에도 까다롭기만 하다.

최근 대전시도 매를 맞았다. 대전시가 건립을 추진 중인 이종수 미술관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사전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으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대전시는 지난 9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이종수 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결과에서 부적정 통보를 받았다. 사업 추진 및 운영 계획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문체부가 시에 전달한 종합의견서에 따르면 이번 이종수 미술관 사전평가서는 이종수 미술관이 도자 미술관임에도 지역 내 도자 전통과 미래로 연결 짓는 프로그램이 없다. 또 전시품 수집 및 구상과 전시·연구 계획이 부족하고, 기능별 공간 적정성도 추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이종수 미술관은 첫 번째 사전평가에서 고배를 마시고 다시 진행한 건립 타당성 용역도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답 노트가 끝나기도 전에 사전평가를 재신청한 건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부적정 평가를 받고 보완하기를 반복할 게 아니라 오래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완벽히 준비해 끝내야 한다.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말이 있다. 처음은 왕성하나 끝이 부진하다는 뜻이다. 매사를 무리하게 서둘러선 될 일도 안 된다.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다양한 문화 인프라 확충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다만 이를 처리해야 하는 하나의 '숙제'로 보고, 준비없이 첫 삽을 뜨는 걸 목표로 삼아선 안 된다. 생색내기에 계획한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다면 전담 학예 인력을 통해 내실 있는 운영계획을 세우는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추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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