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20조원 쏟아부어…SK온 '大 지출의 시대', 올해로 끝난다

최경민 기자 2024. 5. 1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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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조원, 2023년 6조8000억원, 2024년 7조5000억원.

SK온이 현재 보유한 현금(약 3조5000억원)을 고려했을 때 올해 최소 4조원 이상의 자금이 설비투자를 위해 필요하다.

SK온은 2022년 1조727억원, 2023년 5818억원의 연간 적자를 보였다.

SK온 프리IPO 당시 책정된 것으로 알려진 보장수익률(7.5%)을 고려할 때, 최소 3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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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2024년 이후 생산라인 확보 일정/그래픽=조수아

2022년 5조원, 2023년 6조8000억원, 2024년 7조5000억원.

2021년 말 출범했던 SK온의 연간 설비투자(CAPEX) 규모다. 올해까지 총 20조원 수준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의 후발주자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덩치'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였다. 2025년말까지 총 220GWh 이상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전세계가 SK온의 증설 현장이 됐다. 2022년에는 헝가리 코마롬 2공장(10GWh), 미국의 조지아 1공장(10GWh)과 2공장(12GWh)이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올들어서는 헝가리 이반차 공장(30GWh)과 중국 옌청 공장(33GWh) 역시 배터리를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이후 SK온이 추진하는 생산라인 건설 계획은 미국 켄터키·테네시에 마련할 포드와의 합작사 블루오벌SK 및 조지아의 현대차 합작공장 두 건에 불과하다. 이 중 129GWh 규모에 달하는 블루오벌SK의 경우 내년 1분기 완공 예정이다. 내년 초면 증설 프로젝트가 현대차 합작공장(35GWh, 2025년 4분기 가동예정) 밖에 안 남는다.

자연스럽게 SK온이 겪어온 이른바 '지출의 시대'는 올해를 기점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SK온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김진원 재무본부장은 지난 2월 컨콜을 통해 "2025년부터 설비투자가 현저한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 안팎에서 "올해만 버티면 반등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SK온이 현재 보유한 현금(약 3조5000억원)을 고려했을 때 올해 최소 4조원 이상의 자금이 설비투자를 위해 필요하다. 이것만 제대로 확보한다면 내년부터는 지출 압박이 크게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사업 확장 보다는 내실 추구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SK온의 조지아 공장

우선 가장 큰 프로젝트인 블루오벌SK의 경우 미국 에너지부(DOE)의 정책자금을 통해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블루오벌SK는 지난해 DOE로부터 최대 92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차입 조건부 승인을 얻었다. 예상대로 올해 본계약이 체결될 경우 블루오벌SK 프로젝트에 이 자금을 투입하는 게 가능하다. 현대차 합작공장 프로젝트에서는 SK온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2조원 규모의 자금을 빌리는데 성공했던 바 있다. 이밖에도 신디케이트론(금융사 집단대출) 및 프리IPO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투자금 확보라는 산을 넘는다고 해도 '흑자전환'이라는 과제가 남는다. SK온은 2022년 1조727억원, 2023년 5818억원의 연간 적자를 보였다. 지난 1분기에도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지속되는 와중에 '조 단위' 투자를 지속한 것이 그룹 차원의 부담이 됐고, 이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사업 리밸런싱의 발단을 제공했다. '지출의 시대'가 끝나도 수 십 조원을 투자한 SK온의 배터리 사업이 수익을 남기지 못한다면 SK그룹이 겪는 부담은 해마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

흑자전환은 약속했던 '2026년 IPO' 성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SK온 프리IPO 당시 책정된 것으로 알려진 보장수익률(7.5%)을 고려할 때, 최소 3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올 하반기에는 흑자를 달성해 연간 손익분기점(BEP)을 맞추고, 내년 흑자의 폭을 키워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2026년 상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온의 미래는 결국 기업의 기본인 흑자달성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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