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김건희 몰카 의혹' 초점…당사자는 "본질 아냐"
영등포서·서초서 각각 '건조물 침입'·'스토킹' 등 혐의 조사
檢출석 최재영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면 아무 일 없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한편에선 경찰 수사도 이뤄지고 있지만 좀처럼 속도는 붙지 않고 있다. 경찰 수사는 고발 내용에 근거해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전달하며 이를 몰래 촬영하고 유포한 과정의 불법성 여부를 따지는데 일단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최 목사는 물론, 그와 함께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한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는 잠입취재‧보도였을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명품가방뿐 아니라 김 여사의 다른 선물 수수 의혹까지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 건조물침입‧스토킹 혐의 수사…최재영 "취재였다"
앞서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최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가방을 선물 받았다'며 최 목사가 손목시계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한 관련 영상을 작년 11월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최 목사가 김 여사를 만나 명품가방을 건네는 모습이 담겼다. 카메라 달린 손목시계와 명품가방은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두 갈래로 나뉜 경찰의 수사는 모두 최 목사를 향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는 최 목사가 영상을 몰래 찍기 위해 김 여사 사무실을 찾은 게 건조물 침입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지난 2월 자유언론국민연합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관계자 등을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 서초경찰서에선 김 여사를 몰래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한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역시 올해 초 보수 성향 단체의 고발과 맞물린 수사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최 목사 수사 상황과 관련해 "자료 확보, 법리 검토 등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서서도 경찰은 필요하면 최 목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수 있다는 수준의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처럼 '몰카 의혹' 당사자로서도 부각된 최 목사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도 "취재"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의혹 제기 과정을 설명하는 한편, '사건의 본질'을 언급하며 "(김 여사가) 아무것도 받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밤늦게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도 "모든 것, 제가 건네준 선물에 대한 의미, 어떻게 전달했으며 왜 전달했는지 소상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서울의소리 측도 명품가방 이외에 김 여사의 다른 선물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면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최재영‧서울의소리 강조한 '김건희 추가 선물 의혹'은?
최 목사는 김 여사에 대해 네 차례에 걸쳐 선물 전달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2년 6월 180만 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과 같은 해 7월 책 8권과 고급양주, 8월에는 전기스탠드와 전통주, 9월에는 명품가방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 목사는 책 8권과 고급양주를 김 여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2022년 7월 23일 윤 대통령 부부가 살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했다며 관련 영상을 서울의소리를 통해 지난 2월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김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건네진 명품가방 건과는 달리, 이 영상에는 최 목사가 "책하고 술 선물이라서 알고서 하시면 된다"며 선물을 보안검색대 직원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여사가 해당 선물을 실제 수령했는지 여부는 영상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 의혹과 관련해선 최 목사가 책‧양주를 전달했다는 시점 이후 아크로비스타 분리수거장에서 최 목사 전달품으로 보이는 책을 직접 주웠다는 한 인사의 증언도 뒤따랐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이라는 권성희 변호사는 2022년 11월쯤 '윤석열 대선전쟁 전략론' 등 책 한 무더기를 발견해 15권을 챙겨왔다며, 최근 관련 의혹을 인지한 뒤 다시 살펴보니 그중 4권이 최 목사의 저서였다고 설명했다.
책 수집을 위해 분리수거장에 자주 간다는 권 변호사는 15권을 가져왔을 당시를 떠올리며 "아파트 층마다 서있던 경호원들이 갑자기 싹 빠진 날 대통령 부부가 이사 갔나 생각했다. 그날도 오후쯤 분리수거장을 찾았을 때 40cm 정도 높이로 책이 쌓여 있었는데 대통령 집에서 버리고 갔겠거니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15권의 책 중엔 '전두환 회고록 1'도 있었다며 '구국의 영웅으로 등판하신 윤석열 대통령님께 남편을 대신해 이 책을 올립니다. 항상 건승하시기를 빌겠습니다. 2022.6.16.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올림'이라고 적힌 표지 사진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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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영 기자 mat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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