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 사전에도 등장한 '즉·강·끝'…대북 군사대비태세 관심도 높아졌다

박응진 기자 2024. 5.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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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강조하는 대북 군사대비태세 '즉·강·끝'이 최근 온라인에서 신조어 사전에 등장했다.

군 안팎에선 우리 군이 앞으로도 즉·강·끝이란 구호를 적극 활용하면 대북 군사대비태세가 장병들에게 체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즉·강·끝 원칙은 장관에서부터 일선부대 병사까지 공유하는, 북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응징 원칙"이라며 "우리 군은 앞으로도 즉·강·끝 원칙을 기반으로 확고한 대북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힘에 의한 평화를 적극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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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부터 일선부대 병사까지 공유하는 우리 군의 응징 원칙"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9일 대비태세 현장지도를 위해 육군1보병사단 도라OP를 찾아 지형 설명을 들으며 대비태세 보고를 받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3.10.9/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우리 군이 강조하는 대북 군사대비태세 '즉·강·끝'이 최근 온라인에서 신조어 사전에 등장했다. 과거엔 없던 간결한 대북 군사대비태세 구호에 군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백과'의 인터넷 신조어 목록엔 '즉·강·끝'이 올라와 있다. 사전엔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하라의 약어로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취임 시 천명한 적 도발에 대한 군사작전의 원칙'이란 설명이 붙었다.

위키백과는 인터넷 신조어에 대해 '인터넷 사용자인 네티즌 사이 및 사회에서 주로 쓰는 말'이라면서 '즉, 인터넷 밈(meme·유행 콘텐츠)의 일종이지만, 빠르게 생성되고 소멸되기 때문에 공식적인 한국어에는 등재되지 않은 말들'이라고 부연했다.

위키백과가 누구나 내용을 작성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오픈형 사전이긴 하지만, 군에서 사용하는 군사대비태세 구호까지 신조어로 올라온 건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다른 온라인 기반 신조어 사전인 '바다사전'에서도 즉·강·끝의 뜻을 검색해 볼 수 있다.

신 장관이 이 구호를 처음 공식 사용한 건 지난해 10월 장관 취임 사흘 만인 9일 최전방 육군 제1보병사단에 현장지도를 갔을 때다.

신 장관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북한은 우리 정부 집권 2~3년 차에 대형 도발을 감행해 왔다"라며 "만약 적이 도발하면 첫째 즉각 응징하라, 둘째 강력히 응징하라, 셋째 끝까지 응징하라"란 3가지 원칙을 지킬 것을 지시했다.

△'즉각 응징'은 '선(先) 조치-후(後) 보고', '1초도 기다리지 말고 응사'하란 과감성을 △'강력 응징'은 '재기불능 수준으로 응징'하란 충분성을 △'끝까지 응징'은 '적이 굴복할 때까지'란 완결성을 내포한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신 장관과 군 당국은 이후에도 대남 도발을 하는 북한에 경고하거나 우리 군의 훈련을 진행할 때 이 구호를 활용해 오고 있다.

공군은 12일 '필승편대' F-4E 팬텀 4대가 49년 만의 국토순례 비행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9일 팬텀 필승편대가 국토순례 비행 중 삼천포 상공을 지나는 모습. (공군 제공) 2024.5.12/뉴스1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31일 북한이 남북관계를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강 대 강' 노선을 밝힌 것에 대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고한 정신무장과 즉·강·끝'의 응징태세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또한 우리 군은 북한이 지난 1월 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200발 이상의 해안포를 쐈을 때 그 2배인 400여 발의 포탄 등으로 응수하면서 "즉·강·끝 원칙에 따라 적이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완전히 초토화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NLL 인근 해안포 도발 이튿날 담화를 통해 "(즉·강·끝이) 즉사, 강제죽음, 끝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꼬리를 잡은 바 있다.

앞서 북한이 2010~14년 국방부를 이끈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선 조치-후 보고', '원점 타격' 등 기조에 비난의 말을 쏟아낸 적은 있지만, 우리 군의 특정 구호에 민감하게 반응한 건 이례적이었다.

외신에서도 종종 즉·강·끝을 인용해 보도한다.

즉·강·끝은 영문으로 'Principle of PISU'(비수의 원칙)로 표현된다. 적이 도발하면 단호히 응징해 적의 심장에 '비수'(匕首)를 꽂겠단 의미를 내포한다고 한다. PISU는 'First, Punish Immediately. Second, Punish Strongly. Third, Punish Until the end' 중 주요 단어의 앞 글자를 따 만든 것이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의 경우 지난 3월 6일과 이달 6일 등 두 차례에 걸쳐 PISU를 소개하며 우리 군의 대북 군사대비태세를 전했다. 3월 6일엔 우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이 '자유의 방패'(FS) 연습과 연계해 실시한 비수(PISU) 훈련을 전한 것이었다.

군 안팎에선 우리 군이 앞으로도 즉·강·끝이란 구호를 적극 활용하면 대북 군사대비태세가 장병들에게 체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즉·강·끝 원칙은 장관에서부터 일선부대 병사까지 공유하는, 북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응징 원칙"이라며 "우리 군은 앞으로도 즉·강·끝 원칙을 기반으로 확고한 대북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힘에 의한 평화를 적극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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