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신고 경찰청일까, 금융감독원일까?···정답은 200일 맞은 '통합대응센터'

박민주 기자 2024. 5.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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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통합대응센터 성과보고회]
신고 분산 불편에 지난해 10월 정식 출범
7개월 간 15만건 신고···1.5만개 번호 중지
삼성전자와 간편 제보 시스템도 구축 예정
13일 서울 종로구 경찰청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 성과보고회가 열려 우수 상담원을 대상으로 상장 수여식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양헌석 금융감독원 전문역, 손영희 경찰청 행정주사, 윤희근 경찰청장, 김나현 한국인터넷진흥원 선임, 이은솔 SKT 매니저. 사진 제공=경찰청
[서울경제]

“제가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일을 당했는데요.”

긴장된 목소리로 한 시민이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에 전화를 걸고 남긴 첫 마디. 우연히 휴대전화에 온 문자에 따라 앱을 설치한 뒤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것이다. 당황스러운 기색의 피해자의 전화를 받은 이는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 근무하는 손영희 경찰청 행정주사였다. 손 주사는 25분간 악성 애플리케이션 삭제 방법부터 백신 설치, 계좌 정지 등 대응방법을 상세히 설명한 끝에 피해자로부터 “정말 감사하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200일 맞은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처리한 신고 건수가 무려

정식 운영 200일을 넘긴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가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계획을 소개하기 위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 성과보고회’를 13일 개최했다.

앞서 많은 보이스피싱 신고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여러 기관에 신고 창구가 분산되면서 피해자들의 불편이 대두되자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TF(태스크포스)’는 지난해 7월 20일 경찰청에 대응센터를 마련했다.

대응센터는 개소 이후 시범기간을 거쳐 지난해 10월 정식운영을 시작해 7개월 간 약 15만 건의 신고를 처리했다. 이는 하루 평균 1000여 건에 달하는 양으로, 대응센터는 피해자가 112에 신고 전화를 걸면 피해 유형별 상담과 피해 예방법 안내를 진행한다.

대응센터는 경찰청 외에도 보이스피싱 유관기관인 금융감독원·한국인터넷진흥원(KISA)·통신사 3사 소속 상담원도 근무하면서 신속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대응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원은 총 23명(경찰청 소속 경찰관 4명·임기제 공무원 8명·KISA 상담원 2명·금융감독원 상담원 3명·통신 3사 상담원 6명)으로 이뤄져 있다. 박상현 대응센터 계장은 “각 기관에서 동일하게 상담을 진행하지만, 금융권 등 외부 연결이 필요한 경우 핫라인을 통해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응센터는 이달 말 임기제 공무원을 추가로 8명 채용해 30초 이내에 신속하게 신고에 응답하는 지표인 ‘서비스율’을 제고할 계획이다.

“‘쓰레기 투기’ 문자 조심하세요”···통합 신고 데이터로 분석 활용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와 통신3사가 협력해 배포한 보이스피싱 예·경보 메시지. 사진 제공=경찰청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와 통신3사가 협력해 배포한 보이스피싱 예·경보 메시지. 사진 제공=경찰청

이밖에도 대응센터는 신고 데이터를 토대로 각종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신화된 수법을 파악해 분기별로 대국민 예·경보를 발령하고, 7개월 간 제보받은 전화번호 1만 5000건을 이용중지하는 등 수사에도 활용하고 있다. 대응센터에 따르면 대응센터 보이스피싱 신고 건수는 같은 기간 형사사법포털(킥스·KICS) 피해 접수 건수의 14배에 달한다. 박 계장은 “피싱당한 사람 전부가 제보하는 것이 아니어서 실제로는 14배보다 더 많을 것”이라면서 “실제 피해가 접수된 건 외에 미수가 얼마나 있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어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대응센터는 현재 평일 주간(오전 9시~오후 6시) 운영을 24시간으로 확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박 계장은 “전문적인 대응을 위해 저희 대응센터의 운영 시간을 늘리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임기제 공무원은 직업 공무원보다 업무의 연속성 등 한계가 있을 수 있어 24시간 상담할 수 있는 상담원 수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관계 부처와 검토해서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응센터 우수상담원 4명과 6개 협력 기관·기업은 상장을 수여받았다. 감사장을 받은 양헌석 금감원 전문조사역은 “지난해 통합대응센터에 온 뒤 가장 고무적인 것은 각 기관 전문가가 배속되어 유기적으로 업무를 협조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은솔 SKT 매니저는 “이동통신 3사가 통합대응센터에 합동 근무하면서 본 가장 큰 효과는 즉각적인 대응”이라면서 “번호 도용 문자 차단·소액결제 등 민원인 입장에서 생소한 용어들도 재차 설명할 필요 없이 센터를 통해 전달하다 보니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도 협업···'간편 제보 시스템' 플랫폼 구축 목표
13일 서울 종로구 경찰청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 열린 성과보고회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찰청

윤희근 경찰청장은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이러한 성과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협력 기관을 향해 지속적인 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KISA는 현재 스마트폰에 피싱 제보 기능을 추가하는 ‘간편 제보 시스템’ 구축을 경찰청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윤 청장은 “현재 대응센터에서는 국민들의 제보 불편을 덜고 범행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간편 제보 및 긴급 차단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다중 피해 사기 척결은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서 함께 헤쳐나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행사에는 윤 청장을 비롯해 김광식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임정환 금융감독원 금융사기대응단 국장·정원기 한국인터넷진흥원 이용자보호단장·손영규 SKT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부사장·이병무 KT 고객경험혁신본부장·홍관희 LG유플러스 CISO·김경택 삼성전자 경험기획그룹장 등이 참석했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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