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면 돼” 성 추문 입막음 녹음 파일 틀자... 트럼프, 고개 흔들며 웃었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4. 5. 14.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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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형사재판 재개
13일 뉴욕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나온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과 그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오른쪽)./로이터 뉴스1

“그래서 우리가 얼마를 지급해야 해요?”(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1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법정에서 트럼프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배심원 12명은 약 3분 동안 트럼프가 한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이 파일을 녹음한 트럼프의 전(前)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아이폰 음성 메모 앱으로 트럼프 몰래 녹음한 것”이라고 했다. 뉴욕포스트는 “법정에서 이 얘기를 들은 트럼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었다”고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5월 13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이날 법정에선 트럼프의 ‘성 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재개됐다. 재판에 나온 코언은 이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날 코언은 자신이 성인 영화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를 주게 된 과정,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의 모델 출신 배우 캐런 맥두걸이 트럼프와의 불륜 관계를 폭로하지 못하도록 입막음했던 사실을 진술했다.

외신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2016년 9월 트럼프와 코언이 주고받은 대화의 녹취를 들려줬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타블로이드 매체 내셔널인콰이어러는 맥두걸에게 15만달러를 주고 독점 보도 권리를 사고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불륜 스토리’를 사들이고도 이를 덮어버렸다는 것이다. 코언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내셔널인콰이어러에게 15만달러를 다시 돌려주기로 했다고 한다. 코언은 트럼프와의 대화를 녹음한 이유에 대해 “내셔널인콰이어러 모회사 CEO 데이비드 페커에게 해당 내용을 들려주고 트럼프가 15만달러를 돌려줄 것이라고 알려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2024년 5월 13일 뉴욕 맨해튼의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증언한 뒤 자택에 도착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코언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공개된 연예 방송 ‘액세스 할리우드’의 녹음 파일이 공개된 것에 대해 트럼프가 당혹스러워했다는 반응도 전했다. 녹음 파일에는 2005년 이 방송 남성 사회자와 트럼프가 버스 안에서 나눈 대화로 트럼프가 여성의 동의 없이 몸을 만졌다는 이야기가 담겼다.

코언은 또 대니얼스가 자신의 얘기를 하고 다니자 트럼프가 “이건 완전 재앙이고 여자들이 날 미워할 거다”라면서 “대선 캠페인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돈을 지급할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가기 직전에도 트럼프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면서 “모든 것은 트럼프의 승인이 필요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현재 34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각각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집행유예 혹은 최대 4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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