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4시간 대면…"난관 있더라도 협력 이어가야"

신지혜 2024. 5. 14.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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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장관이 어제(13일) 중국 베이징에서 4시간 동안 대면하고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조태열 "난관 있더라도 지속 협력"…왕이 "관계악화, 중국이 원한 바 아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어제 베이징 조어대(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나 고위급 교류와 경제협력 등 양국 간 현안과 북한 문제, 지역·국제정세를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우선 한중관계 개선과 발전이 서로에게 이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조 장관은 회담을 시작하며, 이번 중국 방문이 "양국간 얽혀 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서 한중 관계가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도록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난관이 있더라도 이견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는 가운데, 협력의 모멘텀(추진력)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중이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상호 신뢰 증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는 데 더욱 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최근 양국 관계가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이 현저히 늘어났다"며 "이는 양측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중국이 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왕 부장은 "선린 우호 방향을 견지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이라는 목표를 지키면서, 방해를 배제하고 서로 마주 보고 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이어진 회담에서 조 장관은 양국 협력을 지속하려면 고위급을 포함한 여러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왕이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고, 왕 부장은 "서로 편리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이달 말 개최로 조율 중인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계속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탈북민 강제북송 우려 전달…왕이 "한반도 문제에 건설적 역할 하겠다"

양측은 북한 문제도 논의했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탈북민의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도발과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에 우려를 표하며 한반도 평화·안정과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밝히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하겠다는 답을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습니다.

조 장관은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보장하고 현지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중국의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상호인식 개선 필요"…조태열, '한한령 해제' 우회 언급

양측은 한중 국민이 서로를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점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할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조 장관은 "역지사지 자세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감대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문화 컨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양국 청년층의 상호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거라고 강조하며, 2016년 이후 중국 내 한류 통제(한한령) 해결을 우회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지방정부 간 교류 활성화, 양국 외교부가 주도하는 교류 협력사업 재개도 필요하다고 공감했습니다.

■미중관계 논의…"대외관계는 제로섬 아니다"

외교부는 양측이 미중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등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조 장관은 앞서 출국길에서 중국이 한미일 밀착이나 한국의 '오커스(미·영·호주 안보동맹)' 참여 등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할 경우 "원칙에 관한 문제에서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회담을 시작하면서도 "우리는 대외관계를 '제로섬'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사안별, 분야별로 균형감을 갖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미동맹 및 한미일 협력 강화가 한중관계를 등한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취지를 강조했습니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회담 이후 산책과 만찬을 이어가는 등 4시간 동안 회동했습니다.

회담에는 정재호 주중대사와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 임수석 대변인, 이준일 북핵외교기획단장, 강영신 동북아국 심의관, 김진동 양자경제외교국장이 배석했습니다.

중국 측에선 쑨웨이둥 부부장(차관)과 류진쑹 아주사장(아시아국장), 마오닝 신문사 부사장(공보국 부국장) 겸 대변인, 천사오춘 아주사 부사장, 왕민 외빈사(의전국) 부사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일중 3국 장관회의 이후 처음입니다.

한국 외교부 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2017년 11월 이후 6년 반 만입니다.

2022년 8월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은 코로나 19 방역 문제로 베이징이 아닌 중국 산둥성 칭다오를 방문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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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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