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소상공인 출산 휴가때 1200만원 지원”

안동/노인호 기자 2024. 5. 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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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14] 저출생 극복 ‘100대 과제’

오는 7월 경북도에 ‘솔로마을’이 문을 연다. 미혼 남녀 24명을 한곳에 모아 4박 5일간 연애 기술을 가르치고 자연스러운 만남까지 주선하는 프로그램이다. 구체적으로 전문가들이 호감을 주는 발성 요령과 옷 잘 입는 방법, 연애 심리 등을 가르친다.

경북도는 솔로마을을 울릉도에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인으로 발전한 커플은 5박 6일간 크루즈 관광을 무료로 보내준다. 경북 포항에서 출발해 일본 등을 둘러보는 1인당 200만원 상당의 관광 상품이라고 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가 사실상 ‘결혼 정보 회사’처럼 직접 영업을 뛰겠다는 것”이라며 “올겨울 크리스마스 때에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가적으로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경북도가 13일 기자 회견을 열고 다양한 이색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이름은 ‘저출생과 전쟁 필승 실행 계획’이다.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저출생 문제와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청춘 남녀의 만남부터 결혼, 출산, 돌봄, 직장 생활까지 출생의 모든 단계를 책임지겠다”며 “도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과제를 집중 발굴했다”고 말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전 과정을 만남 주선, 행복 출산, 완전 돌봄, 안심 주거, 일‧생활 균형, 양성평등 등 6단계로 나눠 총 100개 과제를 만들었다.

그래픽=김성규

경북도 관계자는 “그동안 현금 지원 등 저출생 대책을 발표한 지방자치단체는 많았지만 저출생 문제와 관련된 전(全) 주기의 대응 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세부 과제를 만들기 위해 미혼인 도민들을 찾아가 직접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이번 계획에는 미혼 남녀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지역별로 특화된 취미 동아리를 운영하는 방안도 담겼다. 예를 들어 경북 예천은 공예, 칠곡은 조향(調香), 영천은 와인을 주제로 동아리를 만들 계획이다. 동아리 이름은 ‘청춘 동아리’로 지었다.

이 외에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고 도 곳곳에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하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동네별로 아이를 밤 12시까지 봐주는 돌봄 공동체 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다자녀 가정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계획도 있다. 3자녀 가정이 큰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 비용 일부를 도가 지원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출금 최대 3억원까지 연간 3%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3자녀 가정이 연 4% 이자로 3억원을 빌릴 경우 연 1% 비용만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소상공인도 출산 휴가를 갈 수 있도록 월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출산 휴가를 가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6개월간 대체 인력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다자녀 가정에게는 지역 농산물 등을 싸게 살 수 있는 ‘다자녀 가정 할인 패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경북도의 근무 환경도 바꾼다. 올 7월 도청에 아이를 돌보면서 일할 수 있는 ‘아이 동반 근무 사무실’을 조성한다.

이번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경북도는 2027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일단 올해 1100억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했고 국비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경북도는 지난 3월부터 저출생 극복을 위한 성금도 모금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21억원 이상 모였다고 한다.

지난해 말 기준 경북도의 65세 이상 인구는 63만여 명으로 고령 인구 비율이 전국 시·도 중 둘째로 높다. 하지만 출생아 수는 1만200명으로 10년 전(2013년 2만2206명)보다 54% 줄어 전국에서 ‘지역 소멸’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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