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넣었다빼도 年 4%… ‘파킹 ETF’가 뜬다
금리 혼조기, 짧게 굴리는 단기자금은 어디 넣어두는 게 나을까?
하루만 돈을 넣어도 연 환산 수익률로 4%쯤 얻을 수 있는 파킹형(단기자금)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 총액이 13일 현재 30조원에 육박했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 대기 자금 등의 수요처로 파킹형 ETF가 각광받으면서다. 최근 건전성 관리 문제로 저축은행들이 파킹 통장(수시 입출식 통장) 금리를 일부 마케팅 상품을 제외하고는 연 3%대로 낮추면서 파킹 통장 대안으로 수익률이 더 높은 파킹형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킹 통장보다 수익률 좋아
파킹형 ETF란, 차를 잠시 주차했다가 빼는 것처럼 하루 단위로 수익률이 계산돼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단기 투자형 상품을 말한다. 파킹형 ETF는 양도성 예금 증서(CD), 한국 무위험 지표 금리(KOFR) 등 우량 단기금리를 중심으로 운용해 파킹 통장과 유사하게 이자가 나오는데, 이 금액이 ETF 금액에 녹아, 꾸준히 ETF 가격이 우상향하는 걸 볼 수 있다. 대략 하루에 0.01%로, 1년(365일)하면 3~4%대다. 저축은행 파킹 통장과 달리 파킹형 ETF는 투자 한도액이 없고, 금액별로 금리를 차등 적용하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저축은행 파킹 통장의 최근 금리는 예전 같지 않다. 저축은행 파킹 통장 금리 순위로만 보면, 1위가 OK저축은행 ‘OK짠테크통장’으로 연 7% 금리를 제공하지만 한도가 50만원까지다. 아니면 저축은행 파킹 통장 금리는 대부분 연 3% 초반대로 파킹형 ETF 수익률과 비슷하거나 낮다. 이 때문에 돌아온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가장 적합한 ETF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투자 상품인 ETF인 만큼 가격이 하락할 수 있고,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보호되지 않는다. 저축은행 파킹 통장은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보호가 된다.
◇파킹형 ETF, 시가총액 톱5 중 4개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시가총액 상위 5종목 중 3위(KODEX 200)를 제외한 4종목이 모두 파킹형 ETF다.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시가총액이 8조218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이 7조3375억원,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이 5조1257억원,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이 3조661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연초 이후 지금까지 수익률을 따져보면, 수익률이 가장 높은 파킹형 ETF는 ‘KBSTAR 미국달러 SOFR금리액티브(합성)’으로 9.23%다. 그 뒤를 ARIRANG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8.37%), KODEX미국달러 SOFR금리액티브(합성)(8.35%), ACE미국달러SOFR금리(합성)(8.13%), 히어로즈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8.06%)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달러 SOFR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상승세를 반영해 고수익이 날 수도 있지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킹형 ETF 중 순자산이 가장 많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일 1.31%다.
◇파킹형 ETF 수수료도 경쟁
파킹형 ETF 시장이 커지자 운용사들은 잇따라 관련 상품을 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CD 1년물 금리에 더해 추가 수익 조건을 내건 구조의 상품 ‘KODEX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를 상장했다. CD 1년물 하루 치 금리를 매일 복리로 반영하면서 코스피200 지수가 하루 1% 이상 상승할 때엔 연 0.5%의 하루 치 수익을 추가로 지급한다.
미래에셋은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총보수를 0.0098%로 인하했다. 국내 ETF 중 최저 보수로 고금리 시대 금리형 ETF 투자 수익률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킹형 ETF를 고를 때 총보수와 호가도 비교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파킹형 ETF 수익률은 매수, 매도 호가 차이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호가가 5원 단위로 촘촘한 상품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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