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이러다 당내 선거 사라질 판

조선일보 2024. 5. 1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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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1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채해병특검 관철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초선당선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최다선들의 4파전으로 예상됐던 국회의장 경선이 추미애·우원식 의원의 양자 대결로 바뀌었다. 우원식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의 거리를 따져보면 내가 찐명”이라고 주장했지만, 친명계와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지지를 받는 추 의원 쪽으로 경선의 추가 기울었다고 한다. 추 의원과 경쟁했던 조정식 의원은 추 의원을 만나 “개혁국회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갑자기 단일화를 선언했고, 뒤이어 정성호 의원도 사퇴했다. 오는 16일 민주당이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면 이 사람이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된다.

추 의원은 13일 “이 대표가 ‘국회의장 선거가 순리대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잘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줬다” “다른 후보들에게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 대표와의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이 대표의 뜻에 따라 국회의장 후보들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친명계 국회의장 후보 간에 전반기·후반기 국회의장을 나눠 갖기로 이면 합의를 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는 이 대표가 사실상 낙점한 친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무투표로 당선됐다.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이번에 국회의장 선거까지 당내 경선이 사라지고 추대 방식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오는 8월로 예정된 당대표 선거를 두고도 공개적으로 “당대표 연임이 정권 교체의 지름길” “(이 대표는) 연임을 결단해 달라”며 이 대표 연임론을 띄우고 있다. 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어의추)에 이어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어대명)이라는 신조어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원내대표, 국회의장, 당대표 모두 이 대표 뜻대로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를 견제했던 비명들을 대거 공천 탈락시켰다. 그 자리에는 ‘더민주혁신회의’ ‘처럼회’처럼 충성심이 남다른 친명 당선자들이 들어왔다. 모두 폭력적인 방식을 통했다. 제왕적 야당 대표, 이재명 일극 체제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의장, 당대표, 원내대표에 누가 되든 이 대표 소유물이나 마찬가지인 구조다. 그러나 민주당 구성원들의 뜻을 묻고 내부에서 경쟁하는 당내 선거가 아예 사라진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내부 경쟁과 견제의 절차 자체가 사라진 정당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다. 그런 정당이 국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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