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84. 어수리 - 맛·건강 다 잡은 ‘왕의 나물’

강병로 2024. 5. 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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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나물을 아시는지요.

왕에게 진상됐던 '그 나물' 말입니다.

식감은 물론 향이 좋아 나물밥, 장아찌, 쌈 등 다양하게 쓰입니다.

산채 천국 5월! 어수리 곤드레 향 짙게 밴 나물밥상에 정다운 이웃을 불러모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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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수리 

왕의 나물을 아시는지요. 왕에게 진상됐던 ‘그 나물’ 말입니다. 약성이 뛰어나 ‘왕삼’으로 불렸던 어수리! 얼마나 맛이 좋으면 ‘왕에게 바친 나물’이란 이름을 얻었을까요. 실제로 이 나물은 이름값을 톡톡히 합니다. 농부들에겐 값비싼 소득 작물로, 소비자들에겐 입맛과 건강을 모두 챙기는 청정식재료로 대접 받습니다. 해발고도가 높을수록 깊고 진한 맛을 내며, 강원도와 경북 산지에서 널리 재배됩니다. 정선에서는 ‘어누리’로, 영월에서는 단종에게 진상된 나물이라 해서 ‘단종나물’로 불리지요. 식감은 물론 향이 좋아 나물밥, 장아찌, 쌈 등 다양하게 쓰입니다.

식이섬유와 칼슘, 인, 칼륨, 비타민C 함유량이 높아 건강식품은 물론 다양한 질환에 처방하는 어수리는 그 자체가 보약입니다. 조선시대 대표 의서인 동의보감에는 ‘피를 맑게 하고 당뇨와 비만, 기관지 질환을 치료한다’고 했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그 효능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약용자원연구소는 지난 2021년 안동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어수리 뿌리 추출물이 만성염증 억제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비타민 A, 베타카로틴 성분이 시력 저하와 안구건조증 등 안구 질환을 예방한다고 했지요.

신약 개발이 진행 중인 어수리는 신진대사 활성화와 함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 순환을 도와 고혈압,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줍니다. 체내 독소를 배출, 간 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밥과 반찬으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약식동원(藥食同源)식물입니다. 곤드레 곰취 나물취와 더불어 대표적인 나물밥 재료이지요. 잎, 줄기, 뿌리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으며 피부 미용과 노화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뿌리는 차로 우려마시며, 열매가 익는 늦가을에 채취합니다.

밥 먹는 일이 점점 고단해 집니다. ‘함께, 더불어, 같이’라는 말 대신 ‘혼밥, 혼술’이 익숙해졌지요. 한때 당연시됐던 식사 정치와 직장내 회식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밥 먹는 일이 어쩌다 ‘부자연스럽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됐는지 안타깝습니다. ‘밥이 곧 하늘’이라 했습니다. 혼밥이 아닌, 함께 더불어 어울리는 밥 문화 복원이 시급합니다. 산채 천국 5월! 어수리 곤드레 향 짙게 밴 나물밥상에 정다운 이웃을 불러모으시길. 나누고 배려하는 ‘밥 문화’는 각박한 세상을 둥글게 어루만지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강병로 #산야초 #어수리 #나물밥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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