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미래세대에도 중요 이슈… 에너지 안보 확립 시급” [2024 세계에너지포럼]

이진경 2024. 5. 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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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 및 환영사·축사
김현제 에너지연구원장 “도전적 목표
온실가스 감축 위해 새 성장 경로 필요”
청정수소 안정적 공급 필요성도 제기
“탄소중립사회 전환 국민적 공감대 중요”
무탄소 에너지 신산업 육성 등도 제시
정치권에선 초당적인 연구 계획 밝혀

“탄소 중립 달성은 도전적인 목표입니다. 이를 위한 에너지 시스템의 청정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핵심적인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핵심기술 보급과 개발이 요구됩니다.”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4 세계에너지포럼’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이행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후가 통상과 연결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념촬영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세계일보가 주최한 ‘2024 세계에너지포럼’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래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전의찬 세종대 석좌교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양의석 CF연합 사무국장, 이선경 그린에토스랩 대표, 염성오 거린에너지 한국 부지사장, 황정미 세계일보 편집인, 유인식 IBK기업은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부장, 이창흠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 김태운 법무법인 남당 대표변호사. 남정탁 기자
전 세계 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한국 등 150여개국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50년까지 탄소발생량을 ‘0’으로 만들자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유럽연합(EU)은 수입품의 탄소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며 기후 관련 규제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원자력발전과 수소, 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인프라 전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첨단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지원과 수소 밸류 체인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원전 60년 이상 계속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EU는 역내 수소 1000만t 생산과 청정수소 인수기지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한국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에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공급 체계 등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체 에너지 공급 중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가 82.2%(2022년 기준)를 차지하고, 발전량도 화석에너지 비중이 60.9%”라며 “국내에서는 한 해 6억7700만t(2021년 기준)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고, 대부분이 제조·수송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국 대비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필요 속도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크다”며 “새로운 성장 경로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기술로 무탄소 연료·원료,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CCUS) 등을 제시했다. 다만 “이들 기술은 아직 실증단계에 불과하다. 실증 성공을 전제로 미래 기술을 현장에 도입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 및 건설 투자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원 다양화 역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13일 열린 ‘2024 세계에너지포럼’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한 전기 공급과 청정 에너지 공급을 위한 핵심 광물 확보 등의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기술로 무탄소 연료·원료,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CCUS) 등을 강조했다. 최상수 기자
청정수소의 안정적 공급과 핵심광물 확보 필요성도 제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철강, 석유화학 등 산업부문에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청정수소를 지목했다. 김 원장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망을 보면 발전용 수소 수요는 2030년 80만t, 2050년 1350만t에 이르지만, 우리나라의 청정수소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청정수소 해외 도입과 유통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정에너지를 위한 핵심광물은 수급이 불안정하기에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핵심광물 공공비축 제도 최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은 환영사에서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청소년 환경단체가 제기한 ‘기후 소송’ 관련 첫 변론이 진행된 것을 언급하며 “탄소중립이 현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의 중요한 이슈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뉴스”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탄소중립은 국가 비전이자 글로벌 신패러다임으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차질없이 준비하는 일이 시급해졌다”며 “전환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포럼 전체 주제를 ‘탄소중립을 위한 한국의 에너지정책 방향’으로 정한 것도 바로 이런 시대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축사에서 “탄소중립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무탄소 에너지(CFE) 공급 역량을 확대해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원전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대규모 청정수소 수요 창출로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세계일보 주최로 열린 '2024 세계에너지포럼'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안 장관은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안보 기반 확립 △무탄소 에너지 관련 신산업 육성 등도 제시했다. 그는 “가스·석유 등 비축용량을 확대해 에너지 공급망을 적기에 확충하고 리튬, 영구자석용 희토류 등 핵심광물을 확보해 첨단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며 “연구개발(R&D), 규제 개선 등을 통해 탄소중립 핵심기술이 사업화로 연계될 수 있도록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포럼 내용을 토대로 22대 국회에서 산자위 중심의 초당적인 에너지 안보 포럼을 개최할 구상을 밝혔다. 최 의원은 “탄소중립 목표는 사라지고 논쟁만 남았다”며 “급격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은 무엇인가, 무엇이 긴급한 과제인가에 대해 여야 의원의 힘을 모아 연구 주제로 삼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에너지 안보와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는 지금도 하루에 대형 유조선 3대가 도착하지 못하면 큰일 나는 나라”라며 “에너지 확보는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진경·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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