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대 증원분 배정 대학별 여건·계획에 따라 검토"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관련해서는 각 대학의 수요조사와 타당성 검토를 통해 결정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의대증원 소송 관련 관계부처 합동 긴급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 실장은 "의대 증원 배정은 서면 심사를 중심으로 하되, 지난해 11~12월에 진행한 현장 실사 결과를 참고했다"며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을 중심으로 향후 시설 등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들이 요청한 의사 국가고시 시험과 원서접수 요청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간 협의하겠다"고 전제한 뒤 "대학의 의견과 학사 일정 등을 정리해 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할 것"이라며 "조만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국시를 포함해 학생들이)제 때 졸업하려면 어떤 점들이 검토돼야 하는지 보겠다"고 했다.
교육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의학교육점검반 활동보고서 △의과대학 정원신청서 △의대 학생정원 배정위원회 1~3차 회의결과 등의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배정위원회는 교육부의 기존 입장 대로 구성인원과 전문가 비율 등을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의학교육점검반은 지난해 11월 각 대학 수요조사의 타당성 검토를 위해 반장인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포함해 정부측 3명, 의학평가를 맡은 의대교수 6명, 의학 외 평가·연구기관 6명 등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됐다. 대학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하고, 14개 의대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수도권 4개 대학, 영남 5개 대학, 호남·충청 5개 대학이다. 보고서에는 "제출한 증원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대학도 있지만, 증원수요 감당을 위해 추가 교육역량 확보가 필요한 대학도 존재한다"는 총평이 들어갔다.
최 실장은 "배정 위원회에서 현재 여건이나 대학별 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당능력을) 살폈다"며 "현재도 현장의 여러 애로 상황 듣고 있고 수요조사를 통해 정부가 지원할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전 실장은 "(대학들이 서면)자료를 충실히 보내 실사가 필요한 대학을 그룹지은 뒤 일종의 샘플링 현장점검을 했다"고 부연했다.
배정위원회 배정위원회는 지난 3월14일부터 3월1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비수도권에 약 80%의 정원 우선 배정 △지역 거점 의대 200명 수준으로 확보 △50명 미만 소규모 의과대학 정원 최소 100명으로 증원 등을 기준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동일 유형 내 의대는 유사한 수준으로 배정규모를 설정하고, 소규모 의대는 신청인원을 고려해 80~120명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브리핑에서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의대 학생들이 장기 수업거부로 유급할 경우 8500명이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아직까지 대학과 함께 학생들이 복귀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정부는 비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의대생들을 유급시키지 않는 것은 일종의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 실장은 "의료개혁에서도 학생을 가르쳐 배출해 내는 것이 우리의 최대 목표기 때문에 늦게라도 돌아온다면 올해 안에 교육해 배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원고 적격 관련해 피신청인(정부)의 의견을 밝히라'는 질문에 대해 "각 대학의 총장"이라고 명시했다. 서울행정법원은 1심에서 의대생·교수 등은 '신청인 적격'이 아니라며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의과대학 증원 증원 행위에 위법·부당한 부분이 있다면 각 대학의 총장이 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정부가 대학이 신청한 범위를 벗어나거나 혹은 합리적 근거 없이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정원을 배정하는 경우"라고 적시했다. 이어 "제3자라도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 그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있지만,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해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어야 한다"고 명확히했다. 국민 일반이 갖는 일반적·간접적·추상적 이익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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