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3피트 수비방해 규칙, 개선 검토하겠다”···KIA 공문에는 이례적 초고속 회신[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5. 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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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오른쪽)이 지난 10일 광주 SSG전에서 8회초 SSG 타자 주자 에레디아의 3피트 위반 수비방해 여부를 심판진에 문의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반복되는 3피트 위반 수비방해 규정을 재정비 할 것으로 보인다.

KBO 관계자는 13일 기자와 통화에서 “현장에서 납득하지 못하는 사례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을 잡지는 못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들어보고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안에 실행위원회와 규칙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고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KBO는 KIA가 발송했던 공문에도 지난 12일 오후 답을 보냈다.

지난해 6월과 7월에 두 차례나 3피트 위반 수비방해를 놓고 일관되지 않은 판정으로 ‘불이익’을 받았던 KIA는 지난 10일 광주 SSG전에서 또 같은 상황을 겪었다. 2-2로 맞선 8회초 1사 1·2루 SSG 에레디아가 땅볼 타구를 치고 1루로 달리면서 파울라인 안쪽 잔디 위로 달렸고, KIA 투수 전상현이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세이프 판정, 비디오 판독 결과도 원심이 유지됐다. 에레디아가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리는 바람에 1루수 이우성이 포구 위치를 확보하는 데 방해받았다고 판단한 상황이었지만 세이프로 최종 판정됐다.

지난 10일 광주 KIA-SSG전에서 SSG 타자 에레디아(빨간 상의)가 3피트 구역을 벗어나 잔디 위로 달리는 가운데 KIA 투수 전상현이 1루로 송구하고 있다. 티빙 중계 화면 캡처



여러 차례 같은 불이익을 받은 KIA는 이례적으로 KBO에 공문을 보냈다. 지난 11일 오후 발송한 공문을 통해 당시 판정이 왜 세이프인지 근거를 요구했고, 플레이 발생시 김성철 주심이 한쪽 손을 들어 라인 안쪽을 가리키고 있던 것은 3피트 위반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었는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KBO는 이에 대해 에레디아가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린 것은 분명하지만 이 주루 행위가 KIA 야수 송구 처리에 방해 원인이 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심판진과 비디오 판독실의 판단이었으며, 주심의 손짓이 타자 주자의 3피트 위반을 지적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수비방해 아웃은 아니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

KIA는 리그에서 반복되는 부당한 판정과 혼란을 정리해달라는 취지로 공문을 보냈다. 구단들 중에서 일종의 총대를 맨 것인데 KBO는 회신 내용에 납득할 수 있는 설명도, 구체적인 개선 계획도 담지 않았다. 다만 서두에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해외사례 등을 참조해 지속적으로 개선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는 전달했다.

KBO 관계자는 “KIA 구단에는 사실 원론적으로 답을 보냈다. 다만 구단측과 추가로 통화를 통해 구단들과 논의해서 개선하겠다는 얘기를 더 나눴다”며 “공교롭게 특정 구단이 자꾸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생긴 것은 우리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규칙을 세부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문제라 우선 실행위원회와 규칙위원회를 열고 이대로 가는 것이 맞는지 어떤 개선안이 좋을지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13일 광주-삼성전에서 KIA 투수 양현종이 송구를 시작하는 시점, 1루수 최원준과 사이에 주자 피렐라가 거의 일직선상에서 1루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리자 양현종이 왼쪽으로 몸을 기울여 던지려 하고 있다. KBS N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KBO도 그동안 이 3피트 위반 규칙 적용에 대해 깊게 고민했다. 메이저리그 측에도 수 차례 문의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도 이 규정은 심판 판단에 따르게 하고 있지만 애매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파울라인 안쪽의 흙 부분을 밟는 것은 위반이 아닌 것으로 인정하면서 최소한의 기준은 만들어놓은 상태다.

현재 KBO리그에서 ‘3피트 룰’이 더 논란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심판에 대한 신뢰다. 워낙 신뢰가 떨어져 있고 논란의 소지가 생길 때면 비난 폭탄을 받다보니, 그로 인해 심판들이 ‘재량’의 영역에서는 결단력 있게 판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3피트 룰’은 심판 재량이 판정 그 자체인데, 규칙 자체가 워낙 애매하다보니 심판이 명확하고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해 혼선이 반복되는 것이 3피트 논란의 실질적인 핵심이다. 심판들도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BO는 “지난해 7월 규칙 적용을 세분화 하겠다고 발표한 뒤에 큰 문제가 없어 어느 정도 정립이 됐다고 여겼는데 또 같은 문제가 발생했으니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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