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5G에 `보릿고개`… 통신장비업계, 침체탈출 돌파구 모색

김나인 2024. 5. 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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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中 등 5G 80%↑ 보급
오픈랜·위성통신 등 먹거리 부상
쏠리드, 국내 첫 오픈랜 국제인증
'저궤도6G' 사업 예타 통과 관측
지난해 8월 '오픈랜 언더스트리 얼라이언스' 출범 선포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위성통신 이미지 사진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주요 통신사들이 5G 네트워크 구축을 마무리해 관련 수요가 급감하면서 통신장비 업체가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6G 상용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예정인 가운데 오픈랜, 위성통신 등에서 새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G 통신장비 시장은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난해부터 수요가 줄어들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침체와 수익화 우려 등으로 인해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통신업계의 망 투자 수요도 위축됐다.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통신사들은 인프라 투자를 늘려 전통적인 통신 수익에 의존하기보다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새 서비스로 수익성 모색에 나서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5G 보급률은 우리나라와 미국은 98%, 일본 94%, 중국 89%, 유럽 80%에 이를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이에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통신장비 사업조직인 네트워크사업부가 실적 부진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도 했다. 다른 사업부에서 전입해온 직원들의 복귀 등 인원을 감축하는 방안과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의전을 줄이는 등 비용절감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대 성숙기에 접어들어 3G, LTE 때와도 비슷한 패턴으로 유지보수 기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에릭슨, 노키아 등도 실적 악화로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스웨덴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은 올해 모바일 네트워크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본사에서 12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노키아 또한 북미 시장의 5G 장비 수요 악화로 일자리 감축 등을 통해 2026년까지 8억 유로(약 1조1800억원)에서 12억 유로(1조7600억원)를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8만50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미국 정보통신회사 시스코 또한 지난 2022년에 이어 약 4000여개 이상의 일자리를 감축한다고 밝혔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3G, LTE와 같이 통신세대가 변하는 과도기 때는 패턴이 비슷하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노키아, 에릭슨과 달리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만큼 시장 환경에 따라 인력 조정을 유동적으로 해 6G도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단말, 수익성 등의 문제로 5G 스탠드얼론(SA)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6G 상용화까지 수년이 남은 상황에서 새 돌파구로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픈랜 기술 리더십 확보가 대표적인 돌파구로 거론된다.

오픈랜은 무선 기지국 연결에 필요한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SW)를 개방형 표준으로 구축하는 기술로,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비도 연동이 가능해지는 게 강점이다. 통신사는 오픈랜을 통해 특정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오픈랜은 중견·중소기업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내 통신장비 기업 가운데 쏠리드가 처음으로 오픈랜 국제공인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12번째 인증이다.

우리나라의 제조 기업과 미국의 SW 기업이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통신사와 협업해 중견기업들의 장비를 붙이는 장비로 동맹국과 수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서 오픈랜 시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국가 중 하나로, 5G로 전환하면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 지원 필요성도 지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시설을 활용해 오픈랜 국제공인시험소(코리아 OTIP)를 설립했지만, 6G 상용화를 위한 예산이 삭감돼 실증사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성통신도 미래 핵심 인프라인 만큼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4800억원 규모 저궤도 6G 위성통신 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궤도 6G 위성통신 개발 사업은 두 차례 예타에 탈락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위성통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번에는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구 연세대 교수는 "오픈랜이 중요한 기회로 떠오른 만큼 실증사업, '엔드투엔드' 테스트 등 인터페이스 시험과 인증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오픈랜 시작은 빠르지 않았지만, 동남아, 인도 등 5G를 비교적 늦게 시작하는 나라들의 수요에 맞추면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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