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민생토론회는 정치 중립 위반” 경실련 첫 경찰 조사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했던 민생토론회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 부장은 13일 신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 들어가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이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민생토론회를 열어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지난 총선에서 접전지로 예상됐던 지역에서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집중적으로 열렸고, 실제 국민의힘 후보들의 공약에도 토론회 내용이 반영됐다는 점을 선거법 위반 이유로 들었다. 대통령실 주도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총 24회 진행된 민생토론회는 서울 5회, 경기 9회, 인천 1회 등 수도권에서 총 15차례 열렸다. 영남·충청에서도 각각 4회, 3회 열렸다. 경기 고양시·수원시·의정부시와 부산 강서구·동래구, 울산 중구·남구·울주군 등에 출마한 후보들은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했던 사업을 공약에 반영하기도 했다.
경실련은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 개최지에 따라 맞춤 개발사업 계획을 발표해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자 했다”며 “민생토론회 내용과 여당 후보 공약이 일치한 것은 정부의 행정력을 여당 후보의 공약에 힘을 실어주는 데 사용한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토론회 참여한 이해관계자와 관련한 지원책을 발표했다는 점도 ‘대통령의 선거 관여’라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관계자들이 참석한 토론회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관련 예산과 금융지원 확대 등을 발표하고 청년·학생이 참석한 토론회에서는 장학금 대상 대폭 확대 등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대통령이 제시한 선심 개발 정책들은 구체적인 예산이나 실행방안조차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이런 민생토론회의 양상이 공직선거법상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대통령의 선거 개입 논란을 근절할 수 있다”며 “아무런 성과 없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면 경찰이 권력 앞에 굴복했다는 국민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4041716001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원숭이들이 사과처럼 떨어졌다” 기록적 폭염에 집단 폐사
- 유영하, ‘박근혜 방’ 물려받았다···김기현·황운하는 ‘옆방 이웃’
- [전문] ‘음주운전 시인’ 김호중, 은퇴 아닌 복귀 시사···“돌아오겠다”
- 보조금 땐 3000만원대 ‘대중형’ 기아 전기차 ‘EV3’ 베일 벗었다
- 윤 대통령이 구속했던 친박 정호성,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발탁
- ‘시럽급여 사태’ 또?…반복수급 때 최대 50% 삭감 추진
- 인건비 줄이려 ‘공휴일은 휴무일’ 꼼수 규칙…법원서 제동
- 경복궁 담벼락 낙서 배후 ‘이 팀장’ 잡았다···경찰, 구속영장 신청 예정
- ‘VIP 격노’ 있었나…특검법 핵심은 ‘대통령실 개입’ 의혹 규명
- 미술관의 아이돌 정우철,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힙한 예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