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체취가 묻어나는 정겨운 풍경"..김경원 '이발하던 날' 사진전

박준수 2024. 5. 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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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던 이발소는 이제 헤어샵에 밀려나 구멍가게처럼 한적한 세월의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이발소를 찾는 손님도, 주인장인 이발사도 모두 하얗게 머리가 센 어르신들이 대부분입니다.

2년여 앵글에 담은 이발사의 삶과 이발소 풍경은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이발하던 날' 展으로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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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19일,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
15일 오후 3시 작가와의 대화·특별 공연
▲김경원 작가의 '이발하던 날' 작품 8 [서학동사진미술관]

한때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던 이발소는 이제 헤어샵에 밀려나 구멍가게처럼 한적한 세월의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이발소를 찾는 손님도, 주인장인 이발사도 모두 하얗게 머리가 센 어르신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언가는 결국 소멸하고야 말 것들의 상징이 될지도 모릅니다.

김경원 사진작가는 스승인 이지누 작가(2022년 작고)와의 인연으로 2022년 봄에 전북 정읍의 한 이발소를 처음 찾았습니다.

그리고 간이역처럼 쓸쓸하면서도 정겨운 풍경에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앵글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 간이역처럼 쓸쓸하면서도 정겨운 풍경

▲김경원 작가의 '이발하던 날' 작품 5 [서학동사진미술관]

이후 서울에서 전북 지역을 수시로 오가며 그저 렌즈에 담길 대상이 아닌, 친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발사의 삶에 조금씩 다가섰습니다.

이들은 함께 막걸리를 마시고 리모컨을 마이크 삼아 노래를 부르는 동안 조금씩 서로의 곁을 내주었습니다.

한국전쟁 중이던 15살에 무작정 상경해 청계천에서 굶주리며 이발을 배운 1936년생 정읍 김길수 이발사, 1960년경에 시흥군 서초리(현재 서울 서초동)에서 처음 가위를 잡은 1946년생 부안 류현열 이발사, 1967년경에 시작해 잠시 사우디에 일하러 다녀온 시간을 제외하면 평생 한곳에서만 이발한, 전국 이발사 중 막내뻘인 1950년생 김제 장영 이발사.

이들은 시간의 두께가 가득 내려앉은 자신들의 시공간을 사진가가 기꺼이 누릴 수 있게 허락해줬습니다.

함께 한 시간이 길어지는 동안 그들과의 만남을 담은 영상과 사진 55점이 저절로 쌓여갔습니다.

◇ "이발사분들의 우직한 시간에 깊은 경의"

2년여 앵글에 담은 이발사의 삶과 이발소 풍경은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이발하던 날' 展으로 선보입니다.

김경원 작가는 "함께 지낸 무언가가 이 땅에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작은 목소리로 증언하고 싶었다. 감히 짐작도 못 할 이발사분들의 우직한 시간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이번 작업에서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 전시는 생전에 그리했던 이 故이지누 선생님의 영전에 바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김경원 사진가는 전시 기간에 매일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맞을 예정입니다.

오는 15일 부처님 오신 날에는 오후 3시부터 작가와의 대화를 비롯해 뮤지션 '윤제'의 콘서트가 함께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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