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작황 부진에 올리브유 가격 인상…치킨·김 어쩌나

대형마트 올리브유 가격 30%대 인상
치킨·김 업계 "당장 가격 인상 계획 없어"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폭염과 가뭄으로 수확량이 반토막 나면서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오르자 국내 업체들도 잇따라 올리브유 값을 인상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마트에서 파는 CJ올리브유는 지난 달 25일 이후 가격을 올렸다.

CJ 백설 압착올리브유는 33.8% 가격이 올라 900㎖ 제품은 1만98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500㎖ 제품은 1만21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뛰었다.

샘표 올리브유는 이달 8일부로 가격이 인상됐다. 폰타나 아르베끼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250㎖)이 1만1900원에서 1만2980원으로 9% 올랐다.

B마트에서는 지난달 21일자로 CJ압착올리브유 가격이 33.8% 뛰었다. 사조·해표 제품의 경우 이달 중 중에 CJ와 비슷한 인상율로 오를 예정이다.

이번 올리브유 가격 인상은 국제 올리브유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1년 새 40% 넘게 올랐다.

국제 올리브유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의 가뭄이 꼽힌다.

세계 올리브유 절반을 생산하는 스페인은 지난 2년간 가뭄에 시달렸고, 이에 따라 스페인산 올리브유는 가격이 1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 밖에 그리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같은 주요 올리브 생산국에서도 날씨 탓에 작황이 나빴다.

올리브유 가격 인상으로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치킨, 김 등의 제품 가격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0% 올리브유'를 써 왔던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해 10월부터 올리브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해바라기유를 절반 섞어 사용하고 있다.

계속된 올리브유 가격 급등과 관련해 BBQ 관계자는 "추가로 조치를 취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김 업계도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조미김 전문업체인 광천김과 대천김, 성경식품이 주요 제품의 대형마트 판매 가격을 약 10~30% 인상했다.

다만 동원F&B와 대상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후 위기에 따른 수확량 변동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는 사례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커피, 카카오, 설탕 등의 주산지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국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카카오 열매 가루로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선물가격도 1년 만에 3배로 급등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 코코아는 최근 1개월간 49% 뛰어 톤(t)당 1만달러를 뚫고 1만50달러까지 올랐다.

롯데웰푸드는 코코아 가격 상승에 따라 빼빼로, 가나초콜릿 등 제품 가격을 이달부터 올리기로 했다가 정부의 요청에 인상 시기를 1개월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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