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3760억원 받은 튀니지…밀항선 차단·구조 23% 증가

장예지 기자 2024. 5. 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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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을 시도하는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의 중간 기항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가 밀항 단속을 강화해 바닷길을 막고 이주를 차단한 횟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이 인권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불법 이민을 막아 달라며 튀니지에 재정 지원을 한 데 따른 변화로 보인다.

튀니지의 강화된 단속은 지난해 7월 유럽연합이 불법이민 단속 대가로 튀니지에 경제적 지원을 하기로 한 조처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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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불법이민 통로 막아달라’ 재정 지원
올해 1~4월 밀항 난파선 291구 주검 수습
지난해 9월 이민자들을 태운 보트가 이탈리아 람페두사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행을 시도하는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의 중간 기항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가 밀항 단속을 강화해 바닷길을 막고 이주를 차단한 횟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이 인권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불법 이민을 막아 달라며 튀니지에 재정 지원을 한 데 따른 변화로 보인다.

튀니지 국가 방위군은 12일(현지시각)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가려는 이민자를 해안에서 가로막거나 구조한 비율이 22.5% 증가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해안 경비대를 함께 운영하는 방위군은 지난 1∼4월 2만1545명을 지중해를 건너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7576명)과 비교하면 약 4000여명 늘어난 수치다.

튀니지, 리비아 등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유럽으로 향할 때 거치는 주요 출발지다. 튀니지에선 지난 1월 이래 4개월여간 난파선에서 희생된 시신만 291구를 수습했다. 지난해엔 통틀어 시신 572구를 수습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300명 가까운 이들이 바다를 건너려다 숨진 것이다. 방위군이 실행한 작전수도 지난해 686건과 비교해 올해는 1967건으로 약 3배가 늘어났다.

방위군은 또 튀니지와 국경을 접한 알제리, 리비아에서 튀니지로 들어오려는 이민자 2만1462명의 입국을 막았다고 전했다. 지난해엔 5256명이 튀니지 입국을 시도했는데, 그보다 약 네 배 늘어난 것이다. 밀입국 혐의로 구금된 이들의 수도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늘었는데, 529명이 체포되고, 261명은 기소 대상이 됐다.

튀니지의 강화된 단속은 지난해 7월 유럽연합이 불법이민 단속 대가로 튀니지에 경제적 지원을 하기로 한 조처와 관련이 있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등을 중심으로 유럽연합은 튀니지에 2억5500만유로(약 3760억원) 규모의 금융·현금 지원을 약속하고 이들을 단속하도록 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에도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튀니지를 찾아 아프리카발 유럽행 이주를 막기 위한 경제 지원 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롬다인 벤 아모르 ‘튀니지의 비영리기구 사회경제적 권리를 위한 포럼’ 대변인은 현재 이민자에 대한 튀니지의 접근은 “구조가 아닌 차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고 아에프페 통신은 전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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