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직접 나서 ‘곱창골목’을 ‘벽화골목’으로
월곡1동장 ”다른 골목서도 요청 이어져”
성북구 월곡1동의 주민자치회가 노후 골목길을 지역 명소로 탈바꿈시켜 주목받고 있다.
성북구로 오패산로15길에는 ‘곱창골목’으로 통하는 좁은 골목이 있다. 인근에 식당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해 통행 인구가 많은 곳이다. 자연히 쓰레기 무단투기나 불법주차 등 문제도 불거져왔다.
월곡1동 주민들은 곱창골목에 벽화를 그려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벽화 그리기 사업’을 2024년 주민자치계획 제안사업 후보에 올렸다. 다수 주민들이 찬성하며 사업은 주민자치회 사업으로 공식 선정됐다.
주민자치회 위원들은 지난 1월부터 인근 주택 소유자 및 건물주 등에게 사업 동의를 얻기 시작했다. 벽화의 디자인 및 도안 등은 박승희 작가가 맡았다. 박 작가는 2022년 월곡1동 오패산로1가길 일대 노후 주택가 골목길에 벽화를 그린 바 있다.
이번 골목길 벽화의 소재는 ‘달(月)’. 인근 천장산의 모습이 반달처럼 생긴 것에서 유래한 ‘월곡동’이란 이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 ‘복을 담는 달 항아리’와 ‘복주머니’ 등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그려넣었다.
주민자치회 위원들은 작품의 채색에 직접 참여했을 뿐 아니라 불법주차 등 작업 방해요소를 살피는 등 작업기간 내내 현장을 지켰다. 작업에 참여한 한 주민은 “십수년을 매일 다녔던 길에 직접 밝고 따뜻한 그림을 그리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주민자치회의 노력으로 침침했던 골목은 밝고 화사한 길로 변신했다.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벼락이 채워지며 쓰레기 무단투기도 줄었다. 서병철 월곡1동장은 “4월 중순부터 시작된 작업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며 “다른 골목에서도 작업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성북구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주민차치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주민들이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스스로 발굴 및 제안하고 실제 행정에 반영토록 돕는 것이다. 활동에 필요한 예산도 자치구에서 지원한다.
이승로 구청장은 “작업 전 과정에 주민이 참여해 탄생한 이 벽화는 주민자치 실현의 결과물로도 뜻깊게 남을 것”이라면서 “주민 삶과 직결되는 주민 참여 사업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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