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시리즈의 웃음벨…‘트리플 천만’ 뒤에는 ‘장이수’가 있었다

허진무 기자 2024. 5. 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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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지환이 연기한 캐릭터 ‘장이수’(왼쪽)는 <범죄도시> 시리즈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4>가 13일 오전 기준 누적관객수 973만명을 넘으며 1000만 관객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2·3·4편 각각 1000만명이 관람한 ‘트리플 천만’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주연부터 제작까지 도맡은 마동석의 화려한 성공 뒤에는 배우 박지환이 연기한 조연 캐릭터 ‘장이수’의 도움이 있었다.

장이수는 시리즈 첫편 <범죄도시>에선 서울 가리봉동 조선족 폭력조직인 ‘이수파’를 이끄는 두목으로 등장했다. 이때는 민머리에 강렬한 눈빛으로 빌런 캐릭터 ‘장첸’과 기싸움을 벌였던 존재였다. 하지만 <범죄도시2>부터 주인공 형사 마석도(마동석)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바보 개그 캐릭터’로 망가졌다. <범죄도시3>에선 쿠키 영상에만 등장했지만 <범죄도시4>에선 본편에 복귀해 비중이 주연급으로 크게 늘었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나오는 OST(삽입곡) ‘대찬 인생’도 직접 부른다. 이후 속편에서도 핵심 캐릭터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 한국 영화들의 ‘천만 관객’ 달성에는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고 불리는 핵심 조연 캐릭터의 역할이 컸다. 이들의 명장면·명대사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밈’(Meme)으로 재생산되어 왔다. 온라인에서의 화제성이 오프라인 극장에서의 흥행 동력이 돼 ‘천만 관객’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왕의 남자>의 육갑(유해진), <괴물>의 희봉(변희봉), <베테랑>의 오재평(오달수), <극한직업>의 마봉팔(진선규), <서울의 봄>의 오국상(김의성) 등은 모두 탁월한 연기력으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됐다.

배우 박지환이 연기한 캐릭터 ‘장이수’(왼쪽)는 <범죄도시> 시리즈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 시리즈는 범죄 영화인 동시에 코미디 영화다. 마석도와 대결하는 빌런 캐릭터만큼 개그 캐릭터의 매력이 중요하다. 마동석은 의도적으로 장이수를 굴욕적인 코미디 상황에 몰아넣어 캐릭터 고유의 대사를 만들었다. “내 아임다” “또 못살게 구네” “○새끼네 진짜” 등 장이수의 대사들은 관객의 폭발적 반응을 얻으며 온라인에서 각종 ‘짤방(이미지)’과 ‘쇼츠(짧은 영상)’로 가공돼 확산됐다. 박지환이 <범죄도시4> 개봉 전 <SNL 코리아>에 출연해 장이수의 대사를 패러디한 ‘최애의 아임니다’ 코너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범죄도시3>에서 장이수 역할을 대신한 악질 중고차 딜러 ‘초롱이’도 인기가 높았지만 장이수만큼 뚜렷한 캐릭터를 구축하진 못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카리스마 강한 인물이었던 장이수가 지나치게 비천한 취급을 당해 “불쌍하다”는 의견도 많다. 캐릭터가 실제 인물처럼 생명력을 얻은 것이다. <범죄도시4>에서 장이수는 마석도에게 FDA(미국 식품의약국) 배지를 받고 ‘폴리스 다크 아미(비밀 경찰)’라는 거짓말에 속아 온갖 고생을 겪는다. 마동석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이런 지적에 “장이수를 ‘캐릭터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 1편과 똑같이 (거친 캐릭터로) 가져왔다면 식상하다고 할 것이다. 개그나 상황 코미디를 안 하고 진지하게만 가면 <범죄도시>의 절반이 떨어져 나간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배우 박지환이 연기한 캐릭터 ‘장이수’는 <범죄도시> 시리즈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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