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스토어 노조, ‘첫 파업’ 선언···“워라밸·저임금 쟁점”

김상범 기자 2024. 5. 1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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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 토슨의 애플스토어 전경. AFP연합뉴스

미국의 한 애플 스토어 매장 직원들이 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의했다. 노동강도·임금에 불만을 가진 미국 빅테크 직원들의 노조 설립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애플의 ‘사상 첫 파업’이 현실화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1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토슨 지역에 있는 애플 매장 직원 약 100명은 전날 투표에서 파업 결의안에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이들은 ‘국제기계공·항공우주노동자협회(IAM)’ 소속 조합원들이다. 북미지역 산업별 노조인 IAM은 항공우주·국방·철도·운송·의료·자동차 등 여러 산업 분야에 걸쳐 약 60만명에 달하는 전현직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두고 있다.

아직 파업에 돌입할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노조 측은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우려, 예측할 수 없는 업무 일정 관행, 지역의 물가 수준에 부합하지 않는 임금 등이 주요 쟁점”이라고 밝혔다.

토슨 매장 직원들은 2022년 6월 노조를 결성했다. 애플 매장 가운데 첫 노조로, 지난해 1월부터 사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노조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집단적인 요구를 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 대변인은 “우리는 팀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보상과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토슨에서 우리 팀을 대표하는 노조와 성실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저지주 쇼트힐스 지역에 있는 애플 매장에서는 전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노조 결성 여부 투표 끝에 노조 결성이 무산됐다.

이 매장에서 노조 조직화를 추진한 미국통신노동자조합(CWA)은 회사 측이 그동안 노조 결성을 방해하는 공작을 벌였다고 주장하며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신고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애플 매장 수십곳에서 노조 결성이 추진됐지만, 노조 결성에 성공한 곳은 메릴랜드와 오클라호마의 매장 2곳뿐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애플 토슨 매장 노조의 이번 파업 결의는 2022년부터 이어져온 미국 빅테크 업계의 노조 결성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노조 ‘무풍지대’였던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노조가 하나둘 생겨난 바 있다. 코로나19로 각 기업들이 인력난에 시달리며 개별 근로자들의 업무 강도가 늘어났으며, 지속적인 물가상승으로 임금 인상 필요성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노동 환경과 처우에 불만을 가진 근로자들의 노조 결성과 단체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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