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줄사표’ 폭풍전야 檢…김건희 여사 수사 지휘부 교체? 

이혜영 기자 2024. 5. 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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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구·부산고검장 등 고위직 잇단 사직에 검찰 인사 임박 관측
김 여사 의혹 수사 지휘하는 송경호 서울지검장 교체 여부 주목
떠나는 최경규 고검장 “청렴하지 않으면 못 받는 것 없어…부끄러움 알아야”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5월9일 전주지검 정읍지청 앞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 고위 간부들이 잇달아 사직을 표명하면서 대규모 인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도이치모터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송경호(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또는 유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대구·부산고검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대거 검찰을 떠난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도 분류되던 최경규(61·25기) 부산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사직의 변을 밝혔다. 그는 "옛말에 '청렴하지 않으면 못 받는 것이 없고, 부끄러움을 모르면 못할 짓이 없다. 그래서 글을 가르치기 전에 부끄러움을 아는 것부터 가르쳤다'는 말이 있다"며 "요즘 이 부끄러움을 갖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검찰 최초 여성 고검장인 노정연(57·사법연수원 25기) 대구고검장도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제 저의 삶의 일부분이었던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 고검장은 "검찰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제가 처음 검찰의 일원이 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시 있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검찰에 여러 가지 큰 권한들이 있지만 가장 큰 힘은 '결정권'이라는 생각이다. '결정'이 항시 바르게 행사될 수 있도록 신중하고 냉정하게 생각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실력을 갖춘 검찰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주형(57·25기) 서울고검장 역시 이날 사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석리(55·28기) 울산지검장과 박종근(56·28기) 광주지검장도 검찰을 떠난다. 

한 지검장은 이프로스에 남긴 글에서 "떠나면서 보니 저와 일체가 되어버린 '검찰'을 제게서 떼어내는 아픔보다는 검찰이 국민들의 성원을 한껏 받지 못한 데서 오는 상실감이 더 큰 것 같다"며 "검찰이 국민들의 신뢰와 성원을 가득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윤석열·한동훈 사단'으로 분류되는 한 지검장은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취임 직후인 2019년 8월 서울중앙지검 4차장을 맡았다. 이후 2022년 6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단행된 첫 인사에서 검사장에 올랐다.  

박 지검장은 "성경에 환난 중에 인내하면, 인내는 연단(몸과 마음을 굳세게 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룬다는 구절이 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인내하고, 인내하는 가운데 소망을 품고 연단하는 검찰이 되었으면 한다"며 "아무런 성과 없이 무거운 짐만 남겨두고 가는 발걸음이 무겁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쁜 마음으로 떠난다"는 심경을 전했다.

검사장급 인사가 사의를 표한 것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냈던 신성식·이성윤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제외하면 지난해 9월 검사장 인사 이후 처음이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5월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 고위 간부의 줄사의 표명에 법조계에서는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인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지난 2월 취임 후 별도로 검사장 인사를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내 민정수석실이 부활하고 지난 10일 검찰 출신 김주현 민정수석 비서관이 임명되면서 조만간 검찰 인사가 뒤따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초읽기에 접어든 검찰 인사에서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교체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이날 사건 제보자인 동시에 피의자인 최재영 목사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 목사를 비롯한 사건 관계인 조사 후 김 여사에 대한 조사 방식과 소환 여부 등도 결정될 방침이다. 

앞서 송 지검장은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여사 소환을 놓고 검찰 내부와 대통령실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송 지검장이 교체될 경우 조직 내부가 술렁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핵심 피고인들의 항소심 선고 결과를 지켜본 후 김 여사에 대한 소환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수사 지휘부가 교체될 경우 김 여사에 대한 수사와 소환조사 방식 등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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