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반도체 회복에 민간소비 여력↑…부양책 시급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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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민간소비 부양을 위한 단기적인 거시 정책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수출 회복에 힘입어 올해 경제 성장률이 2%대 중반까지 올라갈 거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국민의 실질구매력이 확대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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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진, 소득가격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 때문"
"실질구매력 개선 전망…민생지원금 등 긴요치 않아"
"내수 둔화 고통 감내하고도 고물가로 돌아갈 위험"
보고서는 소득 가격을 소비자 물가로 나눈 값을 ‘상대가격’으로 정의하고 이를 기준으로 실질구매력을 분석했다. 소득이 오른 경우 외에도 소비자물가나 소득의 가격 오르는 경우에도 변화한다는 점에서 실질소득보다는 실질구매력이 실질민간소비를 파악하는 보다 적합한 소득 변수라고 본 것이다.
그 결과 2022~2023년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3.9% 상승한 반면 GDP 디플레이터(소득물가)는 연평균 1.7% 오르는 데 그쳤다. 상대가격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3.0%, 1.3% 하락했다. 이에 실질구매력 증가율도 각각 -0.5%, 0.0%에 그쳐 실질민간소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지난 2년간 상대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는 국제유가 급등과 반도체 가격 급락이 꼽혔다. 마창석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국제유가 상승률이 낮아지거나 반도체 가격 상승률이 높아지는 경우 상대가격 상승률이 뚜렷이 확대됐다”며 “2022년에는 국제유가가 뛰면서 GDP 디플레이터에는 하락 요인, 소비자물가에는 상승요인으로 작용했고 2023년에는 국제유가가 내림세였으나 반도체 가격이 더 떨어지면서 추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상대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로 반전돼 실질민간소비의 여력이 개선될 거라는 게 KDI의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2분기 이후 100달러를 지속하고 반도체 가격은 1분기 수준이 유지될거라는 최악의 상대가격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상대가격은 국제유가에서 18%, 반도체 가격에서 22% 상승할 거라는 예상이 나왔다. 여기에 수출 회복에 기반한 1분기 실질 GDP 깜짝 성장을 근거로 주요 기관들이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까지 끌어올린 것도 실질구매력을 추가로 확대시킬 긍정적 요소로 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면 소득은 늘어나는데 소비자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쓰는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고 내 소득금액은 커져 소비여력이 늘어난다”며 “실질구매력 증가율은 경제성장률과 상대가격 상승률을 합친 값이라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올라가면 실질구매력도 1%포인트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집행 등을 실제 시행하게 되면 내수 부양에 효과가 있겠지만, 그게 지금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이라며 “지금은 내수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고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썼기 때문인데, 여기서 다시 내수를 부양시킨다면 우리가 이제까지 내수 부진의 고통을 감내하고도 오히려 고물가로 되돌아가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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