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강진규 풀무원 FI사업부 U-Biz사업팀 팀장 | “90초 만에 짬뽕 완성” 식당 매출 3배 뛰게 한 ‘로봇셰프’

최효정 조선비즈 기자 2024. 5. 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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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의 바른 먹거리를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키우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풀무원은 올해 초 즉석조리 플랫폼 ‘출출박스 로봇셰프’를 선보였다. 미국 스마트 자판기 스타트업 요카이익스프레스와 협업해 나온 제품으로 국내 첫 스마트 무인 즉석조리 자판기다. 요카이익스프레스와 계약은 풀무원 창업자 남승우 풀무원재단 상근고문의 아들 남성윤 풀무원USA 마케팅본부장이 주도했다.

출출박스 로봇셰프는 냉동 상태 요리 제품을 주문 즉시 조리해 약 90초 만에 완성한다. 현재 고기짬뽕, 돈코츠 라멘 등 네 종류의 면 요리가 가능하다. 기존 무인 조리기가 가열에 그친다면 로봇셰프는 고온 스팀을 활용해 즉석조리가 가능하다. 스팀으로 면을 삶을 수 있어, 건면이 아닌 생면을 쓰고 숙주 등 채소도 모두 원물 재료를 사용한다.

지난 2019년 출범한 풀무원의 무인 판매 플랫폼인 ‘출출박스’가 상온·냉장·냉동 간편식을 판매한다면, 로봇셰프는 국물이 있는 면·밥 요리를 즉석에서 조리하는 제품을 제공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기업 구내식당 등이 타깃이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확장을위해 무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다각화한 것이다.

출출박스 로봇셰프는 풀무원이 상용화한 ‘푸드테크’ 사업이다. 이 사업을 이끄는 강진규 풀무원 FI사업부 U-Biz사업팀 팀장을 최근 서울 수서 풀무원 본사에서 만나 풀무원이 꿈꾸는 미래 청사진을 엿봤다.

강진규 풀무원 FI사업부 U-Biz사업팀 팀장성균관대 MBA 사진 최효정 기자

신성장 동력 푸드테크에 집중하는 풀무원

강 팀장에 따르면 풀무원이 푸드테크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고령화·저출생 등으로 식품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고객 소비 패턴도 마트보다 이커머스 등으로 동선이 짧아지고 있다. 기존의 제품력에 기술력까지 더해진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강 팀장은 “저출산으로 수요가 정체되고, 소비 패턴이 바뀌어 쇼핑 동선 자체가 짧아진 상황이라 채널 다변화가 필요했다. 고객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풀무원의 좋은 제품을 언제나 어디서나 고객이 맛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면서 “24시간 인스턴트가 아닌 레스토랑 조리 수준의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빠른 시간 안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풀무원이 집중하는 푸드테크는 로봇셰프 외에도 배양육과 육상 김 양식 등이 있다. 강 팀장은 “풀무원은 국내 식품 기업 중 기술력으로는 최고의 회사이고, 최신 트렌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회사”라면서 “푸드테크 분야는 기존의 전통 제조 신선 식품 기업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고부가가치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가진 제품력을 푸드테크에 접목하면 시너지가 굉장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 팀장은 “기존에 마트 등 일반 채널 판매에만 머물러 있는다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이 예전만큼 찾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단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가 아니라 B2B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도 그런 의도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B2B 사업을 출출박스를 기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출출박스는 신선 식품 자판기로, 풀무원만의 프로그램으로 사용자가 원격조종부터 재고관리까지가 가능하다. 로봇셰프는 즉석식까지 가능하게 만든 기술이다. 강 팀장은 “출출박스와 출출박스 로봇셰프를 사용하는 기업은 별도 직원 고용 없이도 근로자들에게 365일, 24시간 식사와 간식을 제공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의 간식 서비스가 현재 단순 자판기에 머무른다면, 풀무원은 영양을 맞춘 식단까지 추천해 주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풀무원이 올해 1월 선보인 ‘출출박스 로봇셰프’. 90초 만에 다양한 면 요리를 즉석으로 조리해준다. 사진 풀무원

이어 “인건비 부담 없이 어느 장소에서나 적용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우리가 식품 기업으로 가진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가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은 다른 기업에서는 모방할 수 없는 지점” 이라고 강조했다.

24시간·365일 무인 서비스 기능… 인력난 해결사로

특히 로봇셰프 개발의 경우 고물가와 인력난을 겪고 있는 사업장들의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작용했다. 일반 식당에서도 인건비 부담에 서빙로봇을 렌털해서 쓰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로봇셰프는 비슷한 가격으로 무인 조리기를 24시간 가동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인스턴트가 아닌 반조리식을 제공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풀무원은 로봇셰프 조리 방식에 맞춰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거쳐 로봇셰프용 생면을 별도로 개발했다.

강 팀장은 “생물, 원물 식재료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제품의 장점이 있고, 기존 무인 판매 플랫폼인 출출박스와 연계되어 기업 입장에서도 관리가 매우 쉽고 편리하다”면서 “인건비 부담 때문에 휴게소 등이 야간 운영을 안 하고 있는데, 로봇셰프는 합리적인 가격에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출시 초기지만 시장 반응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로봇셰프 도입 사업장의 매출 추이에 대해 강 팀장은 “통상 초기에는 고객들이 익숙하지 않아 이용을 망설이지만 익숙해지면 재구매율이 높다”면서 “한 사업장은 1월 대비 4월 매출이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한 로봇셰프는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교외 리조트, 야외 카페 등에 입점해 있다. 대기업 구내식당, 대학 학생 식당 등 스마트 무인 식당 수요가 높은 다양한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입점을 빠르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요 백화점 구내식당 입점도 논의 중이다. 올해 안에 50여 개 회사에 입점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로봇셰프 메뉴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국물이 있는 따뜻한 면 요리 위주지만, 이에 더해 덮밥이나 비빔밥 같은 메뉴도 개발 중이다.

강 팀장은 “이 혁신적인 제품들은 모두 회사 내부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출출박스 같은 경우엔 ‘내부 혁신 경진대회’에서 일등한 아이디어고 실제로 구현해 낸 것이고, 로봇셰프도 마찬가지”라면서 “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다양한 경진대회를 하고 있고, 스타트업과도 열심히 협력 중이다. 향후 디자인밀이라는 운동 콘텐츠를 더한 식단 관리 앱도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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