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브랜드 정체성 ‘뿜뿜’ 모델 선정…제품별 최적화된 각인 효과 노린다

김현주 2024. 5. 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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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와 공유, 맥도날드와 BTS, BHC와 전지현…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유명인을 내세워 소비자의 주목과 호감을 끄는 ‘빅 모델’ 전략이 성공 공식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존재한다. 모델의 스타성에만 의존한 광고는 단기적으로는 매출을 올릴 수 있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모델만 기억에 남고 브랜드는 묻힐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유통업계 리더들은 브랜드 정체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을 선정해, 인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브랜드 전체가 아니라 개별 제품이나 라인업에 대한 모델을 발탁해, 제품별로 최적화된 각인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 자주 보인다.

투썸플레이스는 작년 말부터 시그니처 제품의 매력을 빛내주는 모델을 연달아 기용하며 광고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베스트셀러 케이크 ‘아박(아이스박스)’의 모델로 가수 겸 배우 비비를 발탁했으며, TV CF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독보적인 감성의 올라운더 아티스트인 비비와 ‘떠먹는’ 콘셉트로 디저트 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아박’의 만남은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사전 공개된 티저 영상 4편에서 비비는 다양한 상황 속 자유롭게 ‘아박’을 떠먹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6초의 짧은 티저에서도 자동차부터 연습실, 강의실 등 비비만의 팔색조 매력이 돋보이는 스타일링과 한 손에 들고 편하게 즐기는 ‘아박’의 조합은 소비자들에게 큰 임팩트 있게 다가와 5일만에 80만 조회수를 기록, 캠페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4월 20일 공개된 TV CF에서 비비는 소파에 편하게 누워 ‘아박’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떠먹는 ‘눕먹방’을 선보였다. 비비의 재기발랄한 평소 이미지와 개성적인 아티스트성이 틀에 박히지 않은 ‘아박’의 취식형태와 찰떡같이 맞아떨어져 광고였다. CF 공개 후 온라인상에서는 “광고와 모델이 너무 잘 어울린다”, “투썸 모델 잘 뽑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으며, 조회수 또한 열흘만에 600만뷰를 돌파했다. 이렇듯 비비의 발랄하고 솔직한 이미지는 ‘아박’에 자유분방하고 트렌디한 매력을 더해,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아박’ 광고 캠페인은 다가오는 여름까지 활발히 전개될 예정이며, 5월 4일에는 ‘아박’과 커피를 페어링해 즐기는 2차 TV CF가 공개됐다. 이에 힘입어 5월 첫주(1~6일) 떠먹는 아박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54%까지 늘어 광고를 통해 ‘비비의 아박’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남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여름 내내 시원한 커피와 함께 즐기는 아박에 대한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가 모델을 통해 제품의 매력을 극대화한 것은 ‘아박’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홀리데이 시즌, 투썸플레이스는 배우 임지연과 함께 시그니처 케이크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에 대한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당시 송출된 TV CF는 임지연 특유의 고혹미와 실감나는 케이크 먹방을 통해 ‘스초생’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작년 12월 동안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130만 개 이상 팔리는 등 투썸플레이스의 역대급 홀리데이 시즌 실적을 견인했다.

풀무원은 1984년 창사 이래 첫 연예인 모델인 이효리를 기용한 뒤 빅 모델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풀무원은 작년 12월 이효리를 식물성 지속가능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의 모델로 발탁한 뒤, ‘이효리는 풀무원지구식단 합니다’라는 메인 슬로건 아래 활발한 홍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구식단’의 제품 특성과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효리의 이미지가 부합해, 캠페인이 진행될수록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풀무원은 지난 1월 이효리와 함께한 ‘지구식단’ 브랜드 광고를 공개했다. 해당 광고는 2개월만에 조회수 532만회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 ‘지구식단’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브랜드 광고의 성공에 힘입어, 풀무원은 3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광고를 공개하며 개별 제품의 인지도와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풀무원의 성공적인 모델 기용은 이효리가 중복 출연이 잦은 대표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 특히 괄목할 만하다. 이효리는 작년 초 상업광고 복귀를 선언한 뒤 수많은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며, 패션부터 생활가전까지 업계를 넘나들며 모델로 활동해왔다. 그 가운데 ‘지구식단’은 이효리의 스타성에 가려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각인되고 있는 사례로 꼽힌다. 지속가능식품 브랜드인 ‘지구식단’과 건강한 생활로 유명한 이효리를 조합한 풀무원의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풀무원은 이와 같은 ‘이효리 효과’를 발판으로 삼아 ‘지구식단’을 연매출 1000억원대 히트 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온음료 광고에서는 모델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업계 대표주자들은 깨끗하고 청량한 이미지의 스타 모델을 통해 갈증을 해소해주는 자사 제품의 기능을 어필해왔다. 그런 가운데, 코카콜라사의 ‘토레타!’는 이온음료 판매량이 증가하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새 모델로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윈터를 발탁했다. 윈터의 생기발랄한 이미지와 청아한 음색이 일상에서 수분을 보충해주는 ‘토레타!’의 싱그러운 매력과 만나 환상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 15일 공개된 ‘토레타!’ TV CF는 윈터가 다채로운 일상 속에서 ‘토레타!’를 즐기며 에너지를 얻는 모습을 담았다. 특히 ‘토레타가 좋타~’라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가사와 멜로디로 유명한 ‘토레타!송’을 윈터가 직접 불러 청량한 느낌이 도드라졌다. 해당 CF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윈터의 깨끗하고 맑은 음색이 브랜드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간 박보영, 김유정 등 청춘 스타들과 함께해온 ‘토레타!’가 처음으로 아이돌 멤버를 모델로 기용한 만큼, 윈터의 목소리를 적재적소에 활용한 것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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