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삼겹살 ‘비계’ 논란…건강하게 먹는 법은?

박윤희 2024. 5. 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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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유통단계도 점검
바가지 논란 잇따르자 내국인 관광객 급감
국내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삼겹살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 메뉴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비계 덩어리’ 삼겹살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 국민 삼겹살 소비 행태와 건강하게 조리·섭취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삼겹살.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쌀보다 고기 많이 먹는 한국인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3대 육류(돼지·소·닭고기) 소비량 추정치는 60.6㎏으로, 1인당 쌀 소비량 56.4kg을 앞질렀다. 1인당 육류소비량 중 돼지고기 비율이 50.1%(30.1㎏)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닭고기 26.3%(15.7㎏), 소고기 23.5%(14.8㎏)로 조사됐다. 가장 선호하는 돼지고기 부위로 응답자 62.3%가 삼겹살을 꼽았고 목심 21.3%, 갈비 9.5%, 앞다리·뒷다릿살 3.6% 순이었다. 가정 내 돼지고기 조리 형태를 보면 ‘구이’ 응답이 62.5%, 요리류가 37.5%를 각각 차지했다. 연구원은 1인당 3대 육류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해 2028년 61.4㎏, 2033년 65.4㎏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겹살에는 근육 성장과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과 비타민B군이 풍부하다. 생삼겹살 100g에는 필수아미노산이 5877㎎ 들어있어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의 허약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삼겹살에 포함된 단일 불포화 지방산과 오메가-3 지방산은 심혈관 건강 개선에 효과적이다. 또 셀레늄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계는 쓸모 없는 지방 덩어리’라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돼지고기 비계에는 ‘불포화지방산’인 비타민F가 풍부하다. 비타민F는 두뇌 신경조직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돼지고기 기름의 약 57%가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된다.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약 47%인 소기름보다도 함량이 높다. 

단 삼겹살 자체 열량이 높기 때문에 자주 섭취하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구운 삼겹살 100g의 열량은 484kcal로, 쌀밥 146kcal의 3배에 달한다. 소고기 등심 357kcal, 소갈비 312kcal에 비교했을 때도 다소 높다. 삼겹살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높여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을 높여 하루 섭취 열량의 10% 이내로 먹는 것이 좋다. 또 열량을 줄이기 위해 삼겹살 대신 지방 함량이 적은 안심(114㎉)으로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돼지고기는 바싹 구워야?…약한 불에서 타지 않게 조리해야

‘돼지고기는 기생충 때문에 바싹 익혀 먹어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1990년 이후 돼지고기에서 기생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 오히려 너무 바싹 굽거나 태우면 조리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발생한다. 벤조피렌은 화석연료 등이 불완전하게 연소될 때 생기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일종으로 인체에 축적될 경우 돌연변이 세포와 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주로 식품을 굽거나, 튀기는 등 리 과정에서 탄수화물, 지방 및 단백질의 탄화에 의해 생성된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건강을 위해서는 불에 직접 고기를 굽는 직화 대신 약한 불에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더 좋다. 직화로 구울 때에는 굽기 전에 불판을 충분히 가열한 후에 굽고, 검게 탄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조리해야 한다. 실내에서 조리 시에는 불판에 직접 굽지 말고, 찌거나 삶는 방법으로 조리하고 반드시 환기해야 한다. 

삼겹살을 먹을 때 채소를 곁들이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삼겹살을 먹을 때 상추와 마늘, 양파 등 채소를 곁들이면 발암성 물질발현을 60% 억제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상추를 곁들이면 육류에 부족한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 섬유질을 보충할 수 있으며,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마늘, 양파, 샐러리 등 채소와 함께 섭취하고, 식후에는 홍차나 수정과를 마시 거나 딸기 등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앞서 지난달 제주의 한 음식점에서 비계가 많이 포함된 삼겹살 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이후 다른 음식점에서도 비계 삼겹살을 판매했다는 고발성 게시글이 잇따랐다. 

이후 서귀포시는 최근 관광지 주변 돼지고기 전문 음식점 70여곳 중 대표적인 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장 전수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 준수를 계도하고 돼지고기 등의 식자재 위생 상태를 점검했다. 농식품부의 매뉴얼에는 일반 삼겹살의 경우 1㎝ 이하로 지방층을 제거해 관리하되 상품성에 손상이 없는 수준에서 지방을 제거하게 돼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의 외식업 분과도 정부 권고 준수 등의 자체 노력을 기울이기로 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앞장서기로 했다.

한편, 올해 제주를 찾는 내국인 수는 급감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277만7601명(잠정치)으로 전년 동기(310만1100명) 대비 10.4% 감소했다. 지난해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내국인 제주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절반(53.4%)이 제주 여행 불만족 사항으로 ‘비싼 물가’를 꼽았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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