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방어선도 없는 우크라 제2도시…"러군 그냥 걸어들어왔다"

이신영 2024. 5. 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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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1차 방어선도 마련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서방의 무기 지원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병력과 무기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 사이, 건조한 날씨로 땅이 단단하게 굳는 봄철이 찾아왔고 러시아군이 이를 토대로 대공세에 나서면서 5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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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 병력·무기 부족으로 고전…"우크라에 5월은 가장 잔인한 달"
젤렌스키 "무기 지원 속도 높여달라" 호소
러시아의 하르키우 공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1차 방어선도 마련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서방의 무기 지원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병력과 무기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 사이, 건조한 날씨로 땅이 단단하게 굳는 봄철이 찾아왔고 러시아군이 이를 토대로 대공세에 나서면서 5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BBC방송은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정찰부대 사령관 드니 야로슬라프스키의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절망적인 상황을 전했다.

야로슬라프스키 사령관은 BBC에 러시아군 일부가 국경을 걸어 넘고 있는 드론 촬영 영상을 보여주며 "1차 방어선조차 없었다"며 "러시아군이 그냥 걸어들어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국에서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보기에는 방어선이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건 태만이거나 부패한 것"이라며 "부족한 게 아니라 배신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BC는 2022년 가을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냈던 야로슬라프스키와 부하들이 또다시 같은 작전을 펼쳐야 할 처지에 직면했다며, 그들이 우크라이나 방어 전선에 무슨 일이 있는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와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실제로 최근 며칠 새 하르키우 국경을 따라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하르키우의 플레테니우카, 오헤르체베, 보리시우카, 필나, 스트릴레차, 하티셰, 크라스네, 모로호베츠, 올리니이코베 등의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외신은 특히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당국 모두 러시아가 국경지대에서 병력을 보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제대로 방어전략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 우크라·이스라엘·대만에 130조원 지원안 극적 처리 (CG) [연합뉴스TV 제공]

우크라이나군은 특히 미국 의회에서 무기 지원 관련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수개월간 무기 부족에도 시달려왔다.

그사이 건조한 날씨가 찾아오면서 러시아 탱크가 진격하기 좋은 환경도 만들어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총정보국(HUR)의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이코노미스트에 "우리 문제는 매우 간단하다. 무기가 없고, 러시아군이 4∼5월은 항상 우리에게 가장 힘든 달임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의 무기 원조가 지연되는 틈을 이용해 러시아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CNN은 러시아가 10발을 쏠 때 우크라이나는 1발밖에 쏘지 못하고 있으며 수적 열세에도 놓여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열악한 인적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지난 8일 범죄로 수감 중인 이들을 징병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까지 통과시킨 상태다.

지난달에는 기존보다 징병을 강화하도록 한 군 동원법도 통과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주 지원 무기가 도착하면 러시아군을 동쪽에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나 하르키우에서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서방이 무기 지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금까지 도착한 지원 물량은 약속한 것에 미치지 못한다"며 "좀 더 지원 속도를 높여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일부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처한 상황이 심각해 보이기는 하지만 전쟁의 전체적인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 전략국방연구소의 티보 푸이예 부소장은 "전반적인 전쟁에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며 현재의 전투 상황은 러시아가 큰 비용을 투입해 제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전술적인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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