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 기회 적어도 마무리의 매력 흠뻑 느끼고 있는 한화 주현상 “우람이형만큼 함성소리 나올 때까지”

김하진 기자 2024. 5. 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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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주현상. 대전 | 김하진 기자



마무리 투수는 선발 투수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보직이다. 경기의 가장 마지막에 마운드에 등판하는 만큼 함성도 많이 받는다.

올시즌 한화 마무리를 맡은 주현상(32)도 그런 위치에 있다.

내야수에서 투수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무리 보직까지 잦은 변화를 겪으면서도 주현상은 팀의 한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는 선수 중 하나다.

2014년 한화에 입단한 그는 2019년부터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2021년부터 1군에서 자리잡은 주현상은 그 해 43경기에서 50.1이닝 21실점(20자책) 2승2패4홀드 평균자책 3.58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투수로서 자리를 잡아나갔다. 2022년에는 49경기, 지난해에는 55경기 등으로 출전 경기도 늘렸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55경기에서 12홀드를 거뒀고 평균자책 1.96을 기록하며 투수로서 완전히 자리매김을 했다.

지난 12일 대전 키움전에서 역투하는 한화 주현상. 한화 이글스 제공



올시즌에는 시범경기에서는 4경기 3.1이닝 5실점(3자책)으로 주춤했지만 개막 후 7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페이스를 보였다. 기존 마무리로 낙점됐던 박상원 대신 중책을 맡았다.

마무리 보직을 맡은 뒤에도 호투는 이어졌지만 팀의 사정상 등판 기회가 많지는 않다. 이기고 있어야 점수를 지킬 수 있는데 시즌 초반 선두권을 달리던 한화가 차츰 페이스가 떨어지며 지는 날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주현상이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건 4월 초이지만 그가 한 달 동안 올린 세이브는 고작 2개 뿐이었다. 같은 기간 동안 삼성 오승환은 7세이브를 올렸다.

5월 들어서는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지난 1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는 4-4로 맞선 9회 등판해 연장 10회까지 2이닝을 지켰고 10회말 요나단 페라자의 끝내기 홈런이 나오면서 팀이 승리를 했다. 주현상은 승리 투수가 됐다.

12일에는 모처럼 세이브를 올렸다. 키움이 8회 임지열의 2점 홈런으로 3-8로 추격해오자 2사 만루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9회 역시 실점 없이 지키면서 시즌 3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험난한 상황이 많이 펼쳐지지만 주현상은 현재 자신의 보직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그는 “중간 계투보다는 확실히 편하다”라며 “알아서 맞춰서 준비를 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8~9회에만 나간다고 생각을 하고 내 루틴대로 준비하다보니까 그런 면에서는 많이 편하다”라고 했다.

한화 주현상. 한화 이글스 제공



마무리 투수라는 자리에 대해 “중간 투수에서의 최고의 자리”라고 표현한 주현상은 “투수로 1군에 있고 가장 좋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서 팀의 승패가 결정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그래도 즐기면서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중간 계투 중에서도 가장 큰 함성을 받는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주현상은 아직 조금 더 욕심이 생긴다. 그는 “다른 팀 마무리 투수에 비하면 함성이 부족한 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팬분들이 소리를 더 내주시면 힘이 더 날 것 같다”라며 “(불펜에서 마운드로 이동하는) 차에서 내릴 때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그럼 나도 더 기가 세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바람을 표했다.

현재 같은 팀에 있는 정우람을 봐왔기에 그만한 함성을 보고 싶은 것이다. 정우람은 통산 1004경기에 출장하며 977.1이닝을 던졌고 통산 197세이브를 올렸다. SK(현 SSG)와 한화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올해에는 플레잉코치로 시즌을 맞이했다. 주현상은 “우람이 형은 우리 팀은 물론 SK에서도 오래했다. 그래서 내가 제일 본받을 사람은 우람이 형”이라며 “경기도 많이 나가셨는데 나는 한참 부족하지만 최대한 경기를 많이 나갈 수 있게 준비를 잘 해야한다”고 했다.

정우람이 등장할 때 함성 소리를 자주 들었던 주현상은 “엄청 함성 소리가 컸다”라며 “나도 이제 내가 나가면 무조건 끝낼 수 있으니까 ‘또 이겼다’라는 마음으로 함성을 보내주시면 더 열심히 던질 수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 정우람. 정지윤 선임기자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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