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기업에 '고객 갑질서 직원 보호' 의무화 검토

송주희 기자 2024. 5. 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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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고객의 불합리한 요구와 갑질로부터 직원을 보호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쿄도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고객 갑질 방지 조례' 제정에 나선 가운데 후생노동성이 정부 차원의 의무 규정을 마련해 오는 6월 경제 재정 운영 및 개혁 기본 방안에 담을 계획이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후생성은 노동시책종합추진법을 개정해 고객 갑질, 일명 카스하라(カスハラ)로부터의 직원 보호 대책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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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노동성, 노동시책법 개정 검토
6월 경제개혁기본방안에 포함 계획
대응매뉴얼 마련·상담창구 설치 등
[서울경제]

일본 정부가 고객의 불합리한 요구와 갑질로부터 직원을 보호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쿄도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고객 갑질 방지 조례’ 제정에 나선 가운데 후생노동성이 정부 차원의 의무 규정을 마련해 오는 6월 경제 재정 운영 및 개혁 기본 방안에 담을 계획이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후생성은 노동시책종합추진법을 개정해 고객 갑질, 일명 카스하라(カスハラ)로부터의 직원 보호 대책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카스하라는 고객 괴롭힘(customer harassment)의 일본식 영어(카스타마 하라스멘토·カスタマ-ハラスメント)의 약어다. 이번에 개정을 논의하는 노동시책종합추진법은 2019년 직장 내 갑질 방치책 마련을 기업에 의무화하는 내용을 넣었다. 직원의 상담 등에 적절히 대응하는 체제를 정비할 책임을 기업에 지우고, 국민적 이해를 확산하기 위한 국가의 홍보 활동 등도 명기했다. 미이행에 대한 벌칙 부과 규정은 없다.

후생성은 이번에 해당 법에 카스하라 방지책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직장 내 갑질 방지책처럼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마련 및 상담 창구 설치 등이 요구될 전망이다. 다만, 고객 행위의 어느 수준까지를 카스하라로 볼지에 대해서는 해석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노사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노동정책심의회 등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에서는 카스하라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일본 최대 산업별 노조인 UA젠센이 올해 조합원 3만3000명에게 설문한 결과 46.8%가 ‘최근 2년 이내 고객 갑질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 갑질 유형으로는 ‘막말(39.8%)’이 가장 많았고, ‘위협·협박(14.7%)’, ‘불만 반복 제기(13.8%)’, ‘장시간 괴롭힘(11.1%)’ 등의 순이었다. 카스하라의 계기를 구체적으로 묻자 ‘고객의 불만 표출’이 26.7%였고, ‘접객 및 서비스 제공 실수’가 19.3%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착각’에 따른 경우도 15.1%나 됐다.

고객 갑질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자 직원 보호에 나서는 곳들도 생기고 있다. 도쿄도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카스하라 방지 조례 제정에 나섰다. 조례에 종업원을 갑질로부터 보호하는 기업 측의 책무를 규정하고, 금지 행위의 구체적인 사례는 별도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에서는 고객 폭언 등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일을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지는가 하면 우울증에 걸려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타 도시 대비 서비스업 종사자가 많은 도쿄도에서는 대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 철도회사 JR 동일본도 승무원이나 역무원 등에 대한 카스하라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별도의 대처 지침을 만들었다. 악질이라고 판단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엄정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카스하라의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분노 조절 방법을 배우는 사람들도 눈길을 끈다. NHK에 따르면 심리 상담가 요시무라 소노코씨가 도쿄에서 진행 중인 ‘앵거 매니지먼트(분노 조절) 강좌’는 지난해 개설 이후 지금까지 140여 명이 참가했다. ‘고객 갑질 행위를 계속 하는 나 자신을 바꾸려’ 수업을 듣는 사람이 잇따르고 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이 수업에서는 참가자가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주요 상황을 상정해 어떻게 감정을 제어하는지 시뮬레이션한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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