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차량용 조명 모듈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운다
누적 146건 수주 88개 차종 탑재
“내년 ‘픽셀 라이팅’ 개발 완료 목표”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LG이노텍이 차량용 조명 모듈 사업을 ‘조 단위’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통해 5년 내 전체 전장 매출 5조원 달성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차량용 플랙서블 입체조명 모듈 ‘넥슬라이드’가 지난 10년간 연평균 매출 47%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며 전장부품사업의 주력 제품으로 거듭났다고 13일 밝혔다. 지난달 기준 ‘넥슬라이드’의 누적 수주는 146건에 달한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LG이노텍이 지난 10년간 ‘넥슬라이드’로 글로벌 시장에 입증한 역량을 바탕으로 차량용 조명 모듈 사업을 조 단위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차량용 조명 모듈은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3대 사업(센싱·통신 모듈·차량 조명) 중 하나다. LG이노텍 전체 전장부품사업 매출에서 차량용 조명의 비중은 15% 안팎으로 알려졌다. 문혁수 대표는 앞서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장 분야(차량용 카메라 포함)는 현재 2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를 5년 내에 5조원대까지 올려보자는 목표를 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차량용 조명의 매출 비중을 약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차량 조명은 시야 확보·신호 전달 등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돕는 단순 점등장치였지만,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접어들며 역할과 가치가 높아졌다. 세련된 자동차 외관을 디자인해 브랜드 차별화를 꾀하는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014년 ‘넥슬라이드-A’ 양산을 시작으로, 지난해 개발에 성공해 최근 양산에 돌입한 ‘넥슬라이드-M’까지 총 9개 라인업을 시장에 선보였다. ‘넥슬라이드’는 현재까지 한국을 비롯한 북미, 유럽, 일본, 중국 등 국내외 9개 완성차 브랜드 88개 차종에 장착돼있다.
‘넥슬라이드’는 얇은 기판에 여러 개의 광원(光源) 패키지, 부드럽게 휘어지는 소재인 광학 레진, LG이노텍의 독자적인 미세 광학패턴 기술을 적용한 고성능·고신뢰성 광학필름 등을 붙여 만든다. LG이노텍은 200여 건이 넘는 기술 특허 획득을 통해 관련 독점 기술을 확보했다.
LG이노텍의 특허기술로, 추가 탑재해야 했던 부품 수를 20% 이상 줄일 수 있었고, 모듈 두께를 슬림화할 수 있었다. 모듈 두께가 슬림해질 수록 보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해지고, 차량 디자인의 설계 자유도가 높아진다.
가장 최신형 모델인 ‘넥슬라이드-M’의 경우, LG이노텍은 공기층(Air Gap)을 아예 없앤 새로운 공법을 도입하여 모듈 두께를 기존 제품의 30% 수준으로 슬림화 하는데 성공했다. 동시에 기존 제품 대비 밝기가 4배 증가하여, 주간주행등(DRL, Daytime Running Lights)의 글로벌 법규 기준인 500칸델라(cd, 광원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까지 빛을 낼 수 있다.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모듈 밝기가 높아지면서 적은 전력으로 충분한 밝기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완성차 시장에서는 차량 그릴에 조명을 장착해 운전자와 운전자(V2V), 운전자와 보행자(V2P) 간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거나, 특정 컬러로 자율주행차의 주행 상태를 표시하는 등 차량 조명의 역할을 기존 대비 한층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이노텍은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문구 및 애니메이션 효과를 낼 수 있는 픽셀 라이팅(작은 입체 조명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조명 디자인) 기술 개발을 2025년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또한, 전기차 OEM으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세대 넥슬라이드’도 내년까지 개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리포트 인사이트(Reports Insights)’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조명 시장은 2022년 219억달러(약 29조원) 규모로, 오는 2030년까지 320억 8000만달러(약 42조 4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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