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리스’ 위기 뚫어라… 문구업계 빅2 ‘서바이벌 대작전’

최준영 기자 2024. 5. 1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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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글로리
디지털 문구 제품 출시 잇따라
노트·스티커·다이어리 등 다양
‘일러스트레이션 페어’도 열어
모나미
MZ세대 겨냥 사업 다각화 노력
스포츠 브랜드·디자이너와 협업
프리미엄 제품으로 애호가 공략

국내 문구업계 양대 산맥인 모닝글로리와 모나미가 디지털 문구 사업 확대와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주요 수요층인 청년층 공략 등의 전략을 통해 올해 신성장 동력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출생률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종이 사용을 자제(페이퍼리스)하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 등으로 정통 문구 산업이 위축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모닝글로리 본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닝글로리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행사장에 다양한 상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모닝글로리 제공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닝글로리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서울 마포구 서교동 본사 빌딩 2층에서 ‘모닝글로리 일러스트레이션 페어’를 이어가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팬덤을 보유한 작가들의 다양한 일러스트·캐릭터 굿즈를 전시해 고객들의 발길을 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처음에 작가 30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지난 2월부터 새 단장을 통해 참여 작가를 10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모닝글로리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다양한 일러스트·캐릭터 굿즈 유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MZ세대 사이에서 다이어리 꾸미기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각종 스티커와 엽서, 포스터부터 파우치·공예품 등 리빙용품까지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영풍문고 위탁 운영 매장 10곳에서 시범 운영한 바 있는데, 올해는 매장 수를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모닝글로리는 태블릿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문구도 지속해서 선보일 방침이다. ‘굿노트’ 등 필기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회사 대표 품목인 노트의 디지털 버전이다. 지난 3월에는 디지털 문구 브랜드 오뮤다이어리와 손잡고 디지털 노트 2종을 선보였다. 일반 노트로는 할 수 없는 무제한 속지 추가나 순서 변경 등이 가능해 소비자의 편리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예정 등 학습 환경에서 스마트 기기 활용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고려해 노트나 스티커, 다이어리 등 디지털 문구 라인을 꾸준히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모닝글로리는 지난해 말 한중석 창업주의 장남인 한동인 전무를 공동 대표로 선임하며 젊은 리더십을 통한 도약도 꾀하고 있다. 한 대표는 앞서 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1등 제품 위주로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모닝글로리 브랜드를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제2의 전성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기 용인시 모나미스토어 본사수지점에 다양한 색상 잉크를 조합해 나만의 필기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형 특화 공간이 조성돼 있는 모습. 모나미 제공

모나미는 고품질 프리미엄 제품들을 앞세워 문구 애호가들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국내 문구 시장에서 고급 제품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행보다. 모나미 관계자는 “글쓰기나 캘리그래피, 필기구 수집 등 취미를 갖는 새로운 수요층이 늘어나며 아날로그 감성이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많은 소비자가 필기구나 종이류 제품을 살 때 디자인과 품질을 꼼꼼히 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53 리미티드 에디션’ ‘153 골드’ ‘153 블라썸’ ‘153 네이처’ 등이 프리미엄 라인의 대표 제품들이다.

MZ세대를 주요 수요층으로 흡수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오닐’과 함께 2024 봄·여름(SS) 시즌 스포츠 의류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번 컬렉션은 지난해 진행한 세계적 디자이너 이상봉과의 협업에 이은 ‘모나미 패션 랩’의 두 번째 프로젝트다. 스포츠 의류를 마치 캔버스처럼 활용해 파도 상징과 빈티지 서핑 보드 등을 펜 드로잉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이상봉과 손잡고 이른바 ‘모나미룩’을 새롭게 해석한 재킷과 카디건 등 ‘모나미×이상봉’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모나미룩은 흰 상의와 검정 하의 중심으로 모나미 대표 제품인 153 볼펜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해당 이름이 붙여졌다.

모나미는 이 외에도 문구를 매개로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한 복합 문화공간인 모나미스토어를 기획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기존 판매 목적의 매장과는 차별화를 이룬다”며 “방문객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볼펜을 제작해 볼 수 있는 등 모나미만의 아날로그 감성과 가치, 스토리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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