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싶었던 윤일록의 변신 “수비는 태어나서 처음이라…”

황민국 기자 2024. 5. 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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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윤일록(가운데)이 지난 12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K리그1 12라운드에서 김천 상무의 정치인과 볼을 경합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비는 태어나서 처음이라…”

윤일록(32·울산)은 지난 12일 김천 상무전을 2-2 무승부로 마친 뒤 유난히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일록은 취재진과 만나 “수비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운을 뗀 뒤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종료 직전 실점하는 바람에 승점 3점을 가져갈 기회를 놓쳤다”고 탄식했다.

이날 윤일록이 수비의 무게감을 절감한 것은 역시 포지션 변경 때문이다. 국가대표 수비수 설영우가 최근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그가 측면 날개에서 측면 수비수로 자리를 옮겼다.

축구화를 신은지 20여년에 가까운 윤일록의 과감한 수비 변신은 뛰고 싶은 선수의 야망, 측면 수비 공백에 고심하는 팀을 배려하는 헌신이 하나로 묶인 결과다. 김태환과 김문환 등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들이 원래 측면 날개에서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꾼 사례라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윤일록이 공격보다 수비가 더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 준수한 선수”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윤일록은 지난달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교체 멤버로 한 차례 실험을 마친 뒤 이날 처음 선발 기회를 잡았다. 풀타임을 소화한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울산이 두 차례 실점했지만 그의 실수로 촉발된 장면은 없었고, 공격에선 한 차례 슈팅까지 기록하면서 갈채를 받았다.

물론, 윤일록이 처음부터 완벽한 수비를 보여줄 수는 없다. 윤일록이 아직 포지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장면도 나왔다. 윤일록이 공격에 가담한 것으로 부족해 전반 25분 최전방 공격수처럼 상대 골키퍼에게 달려들면서 압박했던 장면이 대표적이다.

윤일록은 “감독님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많이 올라가라는 주문을 하신다. 올라간 찰나에 나도 모르게 끝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던 것”이라고 웃었다.

수비수 윤일록의 성패는 동료들과의 호흡에 달렸다. 수비 라인의 짜임새를 얼마나 잘 갖추느냐에 따라 실점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윤일록은 “공격수 출신이라 수비 라인을 잡는 것에 아직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서 “주변의 형들이 도와주다보니 조금씩 적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믿을 구석은 체력이다. 현대 축구에서 측면 수비수는 공격과 수비에 모두 나서며 체력이 뛰어난 선수만 살아남는다.

윤일록은 “원래 체력 하나는 자신이 있다. 수비를 조금 안정적으로 할 수 있으면 공격도 하면서 더 재밌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는 수비수가 제 포지션이라는 실감은 잘 나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큰 실수 없이 팀 승리에 공헌하고 싶다. 앞으로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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