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항암제’ CAR-T치료제···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글·사진=이정민 기자 2024. 5. 1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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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면역세포 이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제
고가·혈액암 한정·사업성 등은 한계
김건수 큐로셀 대표 “신규 모달리티 연구개발 필요”
김건수 큐로셀 대표가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에서 발표하고 있다.
[서울경제]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세포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최근 몇 년 간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에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뛰어들었던 전례를 CAR-T치료제가 밟지 않아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AR-T치료제는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제다. CAR-T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다. T세포는 면역세포의 하나로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식해 죽인다. CAR-T 치료제는 T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내 파괴할 수 있도록 암을 잘 인지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붙여 만든다. CAR은 면역세포의 수용체 부분과 암세포의 특징적인 항원 인식 부위를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결합해 인위적으로 만든 수용체다.

CAR을 면역세포에 결합하면 암세포를 빠르게 인지해 보다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FDA 허가를 받은 백혈병 CAR-T 세포 치료제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CD19)을 찾아 공격한다. 이 치료제는 혈액암을 완치하는 비율이 80~90%에 이르러 ‘기적의 항암제’로 불린다. 현재 FDA 승인을 받은 CAR-T 치료제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아베크마’와 ‘브레얀지’, 존슨앤드존슨(J&J)과 레전드바이오텍의 ‘카빅티’, 노바티스의 ‘킴리아’, 길리어드의 ‘테카르투스’와 ‘예스카타’ 등 6가지다.

한 번의 주사로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어 ‘꿈의 치료제’로 불리지만 고가의 가격이 단점이다. 또 T세포는 자신의 세포가 아닐 경우 공격하는 특성이 있어 환자의 T세포로 제조한 CAR-T 세포치료제는 본인만 사용할 수 있다.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4’에서도 CAR-T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콘퍼런스 스페셜 세션으로 마련된 ‘차세대 신약 플랫폼 개발 전략’에서 김건수 큐로셀(372320) 대표는 ‘CAR-T기술의 국내외 개발 현황 및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큐로셀은 국내 최초 CAR-T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김 대표는 “CAR-T 치료제는 면역세포를 도와 간접적으로 암을 제거하는 면역항암제와 달리 환자의 몸에서 면역세포를 꺼내 유전자 조작 후 다시 몸에 넣어 면역세포가 직접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의 치료제”라며 “임상을 통해 빠르면 한 달, 늦어도 3개월이면 암이 전부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CAR-T 치료제는 어떤 암세포의 항원을 인지하도록 만드냐에 따라 치료할 수 있는 암종이 정해진다. 현재까지 개발된 CAR-T 치료제는 모두 혈액암 대상이다. 간암, 위암 등 고형암에선 아직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김 대표도 이러한 한계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고형암 CAR-T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술을 묻곤 하는데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이유가 모두가 다른 방향으로 뛰고 있기 때문”이라며 “결승선이 모두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AR-T의 사업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그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인 CAR-T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국내 CAR-T치료제 선두 주자로서 CAR-T 시장의 앞으로의 과제도 언급했다. 그는 ADC 사례를 언급하면서 현재 CAR-T 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 대표는 “신약개발의 넥스트 웨이브가 신규 모달리티에 있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엔허투가 크게 성공한 이후에 뒤늦게 한국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ADC에 뛰어든 것처럼 (이 현상이) CAR-T에서도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규 모달리티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이정민 기자 mind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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