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 살린 경찰 영웅’ 故 문형순 서장 호국원에 안장
[KBS 제주] [앵커]
70여 년 전 제주 4·3 당시 수백 명의 도민을 구해낸 '4·3 의인'이자, 경찰 영웅으로 선정된 고 문형순 서장의 유해가 호국원에 안장됐습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4·3의 광풍이 불던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제주지역 경찰서엔 인민군과 동조할 우려가 있다며 끌려온 예비검속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당시 문형순 성산포경찰서장은 예비검속자들을 총살하라는 계엄군의 처형 명령에 '부당하므로 따르지 않겠다'며 거부했습니다.
제주 양민 278명의 목숨을 구한 문형순 경찰서장은 60여 년이 흐른 뒤 경찰 영웅으로 선정됐습니다.
문형순 서장의 유해와 AI 기술로 복원된 영정 사진이 국립제주호국원 영결식장에 들어섭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을 비롯한 후배 경찰들이 일제히 경례하고, 4·3 희생자 유족들도 하얀 국화꽃을 올리며 고인의 의로운 결단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영결식에 이어 의장대가 운구한 문형순 서장의 유해는 국립묘역에 안장됐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 "숭고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역대 경찰 영웅 중 유일하게 국립묘지로 모시지 못했던 서장님에 대한 저희들 마음의 짐이 이제야 조금 가벼워지는 듯 합니다."]
예비검속에서 연행됐다 문형순 서장 덕분에 목숨을 구한 강순주 할아버지는 구순을 넘긴 고령에도 고인을 기리는 추모 행렬에 끝까지 함께했습니다.
[강순주/성산포경찰서 예비검속 생존자 : "문형순 서장님이 저희를 석방시키면서 사회에 나가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고 하셨어요. 그 말을 저는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광복군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하다 6·25 전쟁에 참전했고, 경찰 직위를 걸면서 수백 명의 양민을 구해낸 문형순 서장.
의로운 경찰 영웅이 세상을 떠난 지 57년 만에 국립묘지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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