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리츠 부진한데… 해외운용사 재간접 투자 안전할까

김남석 2024. 5. 1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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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한 상장 리츠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신한리츠운용이 해외 개방형 펀드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 재간접 리츠' 상장을 신청했다. 기존 모펀드와 자리츠를 같이 운용하던 상장 리츠와 달리 해외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업계에서는 기존에 리츠에 비해 운용사가 결정할 수 있는 '운용의 폭'이 줄어 오히려 위험이 늘어난다는 시각과 현지 시장에 더 밝은 해외 운용사의 펀드 운용이 더 안정적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리츠운용은 최근 미국 개방형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국내 최초로 부동산 실물 자산이 아닌 미국 개방형 부동산 펀드를 자산으로 편입한 상품이다.리츠는 상장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존 상장 리츠 중에도 부동산 펀드를 자산으로 가진 상품이 있지만, 해당 펀드 역시 해외부동산 투자를 위해 상장리츠를 운용하는 운용사가 직접 설정·운용하고, 그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신한리츠운용이 새로 선보이는 상품은 리츠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을 해외 펀드 운용사가 현지 부동산 매입을 위해 설정한 펀드에 단순 투자하고 여기서 나오는 배당금을 다시 리츠 주주들에게 재배당하는 방식이다.

리츠 업계에서는 신한리츠운용의 새로운 시도가 큰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해외부동산 시장이 아직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재간접 투자만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해외 부동산 리츠를 운용하고 있는 한 신탁사 관계자는 "재간접 리츠의 경우 결국 기초 자산인 펀드에서 어느정도의 수익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한데, 펀드를 직접 운용하지 않을 경우 임대나 매각 여부 등의 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기존 리츠보다 위험성은 커지고, 매각 차익 등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더 적어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한리츠운용 측은 이번 새로운 상품이 기존 리츠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위해 오랜 시간 고심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현재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리츠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상장리츠 중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 대부분이 공모가 대비 가격이 떨어졌다. 프랑스 부동산에 투자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2020년 공모가가 5000원이었지만 현재 2885원까지 떨어졌고,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역시 2021년 5000원에서 현재 3250원까지 내려갔다. 현재 해외부동산이 편입된 상장리츠 5개 중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을 기록하고 있는 리츠는 이지스밸류리츠(5030원)뿐이다.

신한리츠운용 관계자는 "펀드와 리츠 동시 운용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면, 현재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상장 리츠들의 성적이 모두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현지 사정에 밝은 글로벌 개방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아야 10개 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기존 리츠와 달리 500여개가 넘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27개의 인덱스 선택지를 리밸런싱하는 것이 더 운용 폭이 넓다"고 덧붙였다.

신한리츠운용은 상장 이후 3년간 공모가 기준 연 8.5%의 배당률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기간 동안 해외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더 많은 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유인책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한리츠운용의 새로운 리츠 역시 분기당 1회만 리밸런싱이 가능하다는 점과, 환매 대상자가 매칭돼야 한다는 점 등의 제약으로 신한리츠운용이 제시한 '자유로운 환매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다른 신탁사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리츠의 성적이 부진한 것은 글로벌 부동산 침체 영향이 크다"며 "현재 상장리츠 가격만으로 기존 상품의 구조가 이상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현재 주가 기준 배당률은 신한이 제시한 8%를 넘는 상품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3년간 연 8.5% 배당률을 보장한다고 해도 3년 뒤 상장리츠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고, 실물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 만큼 매각에 따른 배당 확대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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