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라인 사태

김재근 선임기자 2024. 5.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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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

네이버의 라인은 금세 일본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라인은 일본 국민 80%가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가 됐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1월 라인 이용자의 정보가 유출된 것을 빌미로 과도한 요구를 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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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 일본 지진 관측 역사상 최대인 규모 9.1의 동일본대지진이었다. 사망·실종자가 2만6000여명, 재산피해가 3600억 달러나 되고,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다.

지진으로 일본인들이 가족과 친지의 생사를 몰라 애태우는 것을 보고 한국의 한 기업이 일을 벌였다. 네이버 창립자 이해진 대표가 신중호 엔지니어와 함께 직접 일본에 상주하며 메신저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불과 3개월 만에 통신망을 이용한 메신저 '라인(LINE)'을 내놓았다.

네이버의 라인은 금세 일본 시장을 장악했다. 무료 음성통화와 이모티콘 서비스 등을 추가하여 일본인을 사로잡았다. 현재 라인은 일본 국민 80%가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가 됐다. 대만 시장 점유율이 90%나 되는 등 110여개 나라 누적 이용자가 10억명에 이른다.

네이버가 만든 라인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1월 라인 이용자의 정보가 유출된 것을 빌미로 과도한 요구를 하고 나선 것이다. 재발방지 대책을 넘어 '지분 관계 재검토'까지 주장하고 있다. 라인이 제출한 2번의 보고서를 무시하고, 7월 1일까지 보다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 틈을 타고 일본 파트너인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의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공표했다. 라인은 한국의 네이버와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투자한 A홀딩스가 운영하고 있다. 단 1주라도 넘어가면 완전한 일본기업이 된다. 라인을 빼앗기면 네이버는 메신저뿐 아니라 캐릭터, AI, 메타버스 분야의 세계시장 교두보를 잃게 된다. 성장성이 무한한 미래 글로벌 시장을 상실하는 것이다.

경제계와 과학기술계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이 저렇게 나오는데 뭐하느냐는 것이다. 엊그제 과기부 2차관이 '유감'을 표시했지만 너무 약하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라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과 돈독한 신뢰를 구축했다고 자랑해왔다. 대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익이다. 뒤통수치는 일본 정부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경고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기시다 총리와 술까지 마시며 쌓은 신뢰가 시험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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